안현민·김주원 대포-존재감 뽐낸 송성문…경쟁력 보여준 한국 타선

기사등록 2025/11/16 23:56:40

안현민, 일본과 평가전서 2경기 연속 대포

김주원, 9회말 2사 후 무승부 이끄는 대형 홈런

송성문, 멀티히트에 재치있는 주루로 존재감 과시

한국 3회초 공격 1사 주자 2, 3루서 문보경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안현민이 홈인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한국 야구 대표팀에 타선이 경쟁력을 보여준 것은 소득으로 남았다.

올 시즌 KBO리그에 혜성처럼 나타난 안현민(KT 위즈)은 2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괴력을 뽐냈고, 김주원(NC 다이노스)도 장타력을 과시했다.

2025시즌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하는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타격과 주루, 수비에서 두루 깊은 인상을 남기며 존재감을 뽐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의 평가전 2차전에서 7-7로 비겼다.

전날 열린 1차전에서 4-11로 지며 일본전 10연패에 빠진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면서 연패 탈출에 실패했지만, 11연패는 막았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투수진이 사사구 12개 남발한 것은 큰 아쉬움이었지만, 타선은 일본 마운드를 괴롭히며 희망을 품게 했다.

류 감독이 '강한 2번 타자'로 기대하는 안현민은 이틀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괴력을 선보였다.

안현민은 한국이 5-7로 끌려가던 8회말 일본 다카하시 히로토를 상대로 추격을 솔로포를 작렬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안현민은 4구째 시속 152㎞ 직구를 걷어 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장타력 뿐 아니라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까지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안현민은 이날 안타는 홈런 1개 뿐이었지만, 볼넷을 3개나 골랐다.

전날 벌어진 1차전에서도 안현민은 0-0으로 맞선 4회초 무사 1루에서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선제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경기 후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은 "안현민은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치켜세웠고, 안현민은 이날 또 홈런을 날리며 일본의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대한민국 야구국가대표팀 김주원이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일본 출국 수속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해 오는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두차례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을 치른다. 2025.11.12. ks@newsis.com
올해 5월부터 1군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안현민은 112경기에 나서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 72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018로 맹활약을 펼치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유력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는 안현민은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려진 이번 대표팀에 무난히 발탁됐고, 성인 대표팀으로 처음 나선 경기에서 완벽한 국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김주원도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입지를 굳히는 한 방을 터뜨렸다.

한국은 6-7로 뒤진 9회말 문보경(LG 트윈스)이 2루수 땅볼로, 문현빈(한화 이글스)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김주원이 한 방을 날려 한국을 극적 무승부로 이끌었다.

김주원은 오타 다이세이의 3구째를 노려쳐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대형 솔로 아치를 그렸다.

다이세이는 지난해까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다 올해 셋업맨으로 뛴 일본프로야구 정상급 불펜 투수다.

이런 다이세이를 상대로 홈런을 날리면서 김주원은 장타력을 겸비한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올라설 가능성을 보여줬다.

송성문의 존재감도 빛났다.

송성문은 15일 일본과 평가전 1차전에서 안현민과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고, 이날 경기에서도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타선에 힘을 더했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송성문은 1회말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치며 예열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2차전 경기, 한국 4회초 공격 2사 주자 만루서 송성문이 우익수 플라이 아웃을 당한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외야 쪽을 응시하고 있다. 2025.11.09. xconfind@newsis.com
송성문은 0-0으로 맞선 3회말 1사 만루에서는 일본 대표팀 선발 가네마루 유메토를 상대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려 한국에 선취점을 안겼다.

타석 뿐 아니라 재치있는 주루도 선보였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한동희(상무)가 삼진으로 물러났을 때 송성문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속도를 일부러 늦추면서 일본 포수 기시다 유키노리의 송구를 유도했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안현민이 홈으로 파고들었고, 일본이 다시 홈에 송구하자 2루에 안착했다.

뒤늦게 기량이 만개한 송성문은 만 28세이던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통해 처음 성인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번에 두 번째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는 송성문은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국제 경쟁력을 보여주며 '쇼케이스'를 마쳤다.

한국 타선은 비교적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 마운드를 공략해내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희망을 부풀렸다.

다만 4번 타자의 침묵은 숙제로 남겨뒀다.

한국의 차기 4번 타자 재목으로 기대받는 노시환(한화)은 체코와의 두 차례 평가전과 일본과의 평가전 1차전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이날 일본에 설욕을 노린 한국은 노시환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한동희를 4번 타자로 기용했으나 그도 침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