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만7000달러대 후퇴…6개월來 최저치
美 셧다운 장기화 여파…시장 불확실성↑
이더리움·리플·솔라나도 줄줄이 급락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14일 오전 주요 지지선인 10만달러대를 반납한데 이어 오후 들어 9만7000달러대까지 밀려났다. 6개월 만의 최저치다. 원화 기준으로는 1억4700만원대까지 밀려났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핵심 경제지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후 3시1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4.17% 떨어진 1억473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는 9만7000달러대까지 밀렸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는 전 거래일 대비 5.56% 하락한 9만7284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은 10% 가까이 급락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전일 대비 6.66% 떨어진 480만원에, 코인마켓캡에서는 9.78% 하락한 3181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시총 상위권 주요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특히 시총 4위 리플(엑스알피)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도 7.87% 하락했다. 이외에 바이낸스코인(-5.22%), 솔라나(-8.64%), 도지코인(-6.88%) 등도 하락세다.
리플 현물 ETF는 상장 첫날 거래량 기준으로 1위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첫 거래를 시작한 커네리 리플 현물 ETF XRPC 거래량은 5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ETF 중 1위다. 기존 1위는 솔라나 ETF BSOL로, 첫날 거래량 5700만달러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4%대로 뛰었다. 이날 오전에는 1%대 거래됐다. 김치프리미엄이 플러스(+)인 상황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경우를 일컫는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9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4.13%다.
이날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 확산으로 흔들렸다. 연준이 핵심 경제지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위험자산 전반 조정세가 확대된 것이다. 간밤 뉴욕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축소된 것도 트리거로 작용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추가 인하를 단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가운데, 셧다운으로 고용·물가 등 핵심 경제지표가 통째로 중단되면서 연준이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없는 '깜깜이 구간'이 지속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던 보스턴 연은 총재 수잔 콜린스는 1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인 만큼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하는데 매우 신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확한 고용 시장 악화 징후가 없는 한 특히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지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며 "현재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위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당분간 정책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테더(UDST)의 도미넌스가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약세장 신호라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달에만 11% 하락했다"며 "테더 도미넌스도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약세장 초입에서 테더 도미넌스가 빠르게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펀더멘탈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이번 하락장은 단기에 끝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하십 드래곤플라이 매니징 파트너는 이날 X를 통해 "과거 사례를 살펴봤을 때 현재 하락장은 가장 별 거 아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지난 2022년 폭락장을 잊은 것 같다"며 "2022년에 비하면 지금 시장 상황은 말 그대로 식은 죽 먹기다. 가격은 내려갔지만, 펀더멘털은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16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15·극단적 공포)보다 오른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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