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공소장…"수풀 헤치고 찔러보면서 찾아라"
14일 뉴시스가 확보한 임 전 사단장 공소장에 따르면 2023년 7월 18일 경북 예천군 수몰자 수색 작전 첫날 문병삼 육군 50사단장(소장)은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제2신속기동부대장)에게 '기상 상황을 고려해 육군 부대는 오후부터 전면 철수하니 해병대도 철수하는 것이 좋겠다'고 지침을 내렸다.
임 전 사단장은 박 전 여단장을 통해 이 같은 지침을 보고받았지만 '첫날부터 사기 떨어지게 중단하면 안 된다. 종료 예정 시각인 오후 4시30분께까지 계속 수색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박 전 여단장은 이를 문 소장에게 보고한 뒤 이용민 전 해병대 1사단 포7대대장에게 전화해 '사단장님께 몇 번 건의드렸는데 '애들 강인하게 해야지. 하루 이틀 갈 것도 아니고. 강하게 동기부여 해야된다'고 했다'며 지시를 하달했다.
임 전 사단장은 18일 오후 8시께 진행한 화상회의에서 주요 간부들에게 "위에서 보는 것은 수색정찰이 아니다.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보면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진규 전 해병대 1사단 포11대대장은 같은 날 오후 9시30분께 포병여단 자체 회의를 열고 임 전 사단장의 지시를 이 전 대대장 등에게 전달하며 "다 승인받았다. 우리 포병은 (내일) 허리까지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 전 대대장은 회의에 참석한 장모 중대장이 '유속이 너무 빠른데 수중수색을 하라는 것인지' 묻는 말에 '허리까지 물에 들어가면 된다. 오늘 타 부대가 한번 수색했던 곳이라 괜찮다'고 답하며 작전 지역으로 보문교 쪽을 가리켰다. 장 중대장은 채 상병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내일 7대대 총원 허리까지 강물 들어갑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다음 날 오전 채 상병은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수색 작전을 벌이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임 전 사단장이 자신의 명의로 해병대 1사단 예하 부대에 단편명령을 발령해 세부 과업을 부여해 직권을 남용했고, 작전통제권을 지닌 육군50사단의 철수 명령을 위반해 해병대원들을 과실치사상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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