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2년여 만에 최고치…정유업계 실적 훈풍 기대

기사등록 2025/11/13 11:33:39 최종수정 2025/11/13 13:34:23

지난주 정제마진 16.4달러…2월 대비 204% 급증

4분기 영업익, SK이노 295%·에쓰오일 30%↑ 전망

"구조개편 재원 필요…4분기 실적, 어느 때 보다 중요"

【서울=뉴시스】SK이노베이션 울산 정유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정제마진이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정유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상반기 부진을 겪었던 업계는 구조조정과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대형 과제를 앞둔 가운데, 4분기 실적 반등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6.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년 2개월만에 최고치다.

올해 2월초까지만 해도 정제마진은 배럴당 5.4달러 수준이었다. 2월 이후 지속 상승세가 이어졌고, 6월에는 평균 정제마진이 배럴당 1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 나왔으나, 9월부터 다시 상승세가 지속 중이다.

정제 마진은 정유 회사들이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나프타, 항공유 등 석유 제품을 팔고 남긴 평균 이익을 의미한다. 통상 업계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정유회사의 원유 수입처, 제품 포트폴리오의 차이점이 존재해 복합정제마진과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나, 전반적인 정제마진 상승 추세 국면은 업계에 긍정적이다.

글로벌 정유업체들의 정기보수와 더불어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겹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난방이 러시아에서 주로 공급됐는데, 그게 막히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경유와 등유의 마진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3분기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개선을 바탕으로 깜짝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급증이 예상되고, 에쓰오일은 전년 동기 대비 30% 성장한 2884억원이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원유 판매 고시 가격(OSP) 인하로 정유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외 산유국들은 내년에 감산 완화에 나설 예정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OSP를 상향 조정하며,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OSP를 하향 조정한다"며 "내년 OSP 인하 사이클의 도래 예상된다. 이는 한국 정유업체의 원가 절감 요인"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석화업계 구조개편안, 탄소 중립 정책 등에 대비하기 위해 4분기에 좋은 실적이 나오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탄소 중립 사업이나 석화 구조개편을 위해서는 결국 현금성 재원이 필요하다"며 "상반기 실적이 안 좋았던 만큼, 4분기 실적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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