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방향 전환"…동박업계, '하이엔드' 사업 확대

기사등록 2025/11/11 11:26:55 최종수정 2025/11/11 13:28:24
[서울=뉴시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제품. (사진=) 2024.05.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동박업계가 전기차에서 인공지능(AI)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유지하면서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산업에 활용되는 제품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SKC의 배터리 소재 부문, 솔루스첨단소재 등 동박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89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에도 869억원의 손실을 낸 동박 3사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구리를 얇게 편 제품인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주로 사용된다.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면서, 동박업계도 AI 데이터센터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롯데에너지머리티얼즈는 배터리용 동박 라인을 AI용 회로박 라인으로 전환한다. AI용 회로박 생산능력은 2026년 현재 대비 1.7배로 늘어나고, 2028년에는 5.8배까지 확대된다. 회로박은 AI가속기 제조 공정에 사용된다.

국내·해외 다수 고객사들이 증설을 요청했고, 2026년 고객사의 주문량이 현재 생산 능력을 이미 초과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전지박은 부진하지만, AI용 회로박은 AI붐을 따라 호황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솔루스첨단소재도 견조한 AI가속기용 하이엔드 제품 수요 확대의 수혜를 누렸다. 올해 3분기에는 AI 가속기용 하이엔드 제품 수요 확대 등의 효과로 동박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4% 증가한 766억원을 달성했다.

단, 솔루스첨단소재는 AI 가속기 사업이 포함된 동박 사업부를 연내 매각해 전지박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터리용 동박(전지박)은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한다. 배터리 셀 제조사가 비전기차 사업을 확대하는 것과 같은 구조다.

예컨대, SKC 이차전지 부문의 ESS향 판매 비중은 20% 후반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 ESS향 비중이 9%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올해 3분기 ESS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한 1540톤으로 집계됐다.

헝가리 공장을 거점으로 유럽 배터리 클러스터를 공략 중인 솔루스첨단소재는 ESS 육성 정책의 수혜를 기대 중이다. 유럽 ESS 시장은 지난해 19.1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83GWh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리튬인산철(LFP)용 초극박 기술 확보를 통해 내년 동박 판매 성장률을 2.6배로 높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사업을 유지하지만, 사업 영역을 다변화해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통해 흑자 전환 시기를 당기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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