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전세계 감염병 발생 동향' 게재
홍콩서 독감 소아중증사례 14명 발생해
13세 여아 1명 사망…심근염 등 합병증
한국도 매년 소아 독감 사망 사례 나와
"60개월 미만 특히 위험…예방접종 권고"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국내와 해외 다수의 국가에서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서 인플루엔자 감염 뒤 아동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령층뿐 아니라 어린이·청소년 사이에서도 인플루엔자가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보건 당국은 예방접종과 그 외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9일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31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전세계 감염병 발생 동향 제41호'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초중순께 홍콩에서 13세 여아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뒤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어린이는 사망 전 인플루엔자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뇌기능장애, 심근염, 쇼크 등의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저질환 유무는 알려지지 않았다.
홍콩에선 이외에도 인플루엔자 소아중증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이번 절기 유행이 시작된 9월 초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사망한 어린이를 포함해 총 14명의 소아(2~17세)가 중증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14명 중 사망 사례를 포함해 9명은 25-26절기 백신 미접종자였고 11명은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인플루엔자 감염 및 쇼크 합병증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거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후 중증 폐렴이 발생해 입원한 사례 등이 최근 홍콩 보건당국에 보고됐다고 한다. 홍콩 당국은 모든 학교에 '감염병 예방 가이드라인' 준수를 재차 통보하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학생의 등교 자제를 권고 중이다.
인플루엔자는 보통 고령층에서 중증으로 발전하는 비율이 높지만 이번 홍콩의 경우처럼 소아들이 중증을 겪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25-26절기 들어 아직까지 보건 당국에서 파악한 소아 사망 사례는 없지만 거의 매해 저연령층에서 인플루엔자 사망 사례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작년 소아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1~4세 1명, 5~9세 3명, 10~14세 3명 등으로 나타났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가 단순히 호흡기 감염이 아니라 중추신경계나 심장을 침범해서 심근염 같은 것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런 경우엔 특별한 병이 없던 어린이도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인플루엔자 유행은 영유아와 학령기 아이들 사이에서 특히 크게 번지고 있다. 질병청의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 결과 지난 44주차(10월 26일~11월 1일) 독감 증상 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2.8명으로 나타났는데, 연령별로 나눠 보면 7~12세는 68.4명, 1~6세는 40.6명, 13~18세는 34.4명에 달했다. 이번 절기 독감 유행 기준인 9.1명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질병청과 의료계에선 인플루엔자 유행이 더 커지기 전 어린이를 포함한 고위험군이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1일까지 어린이의 국가예방접종률은 45.3%로 고령층(61.6%)보다 낮다.
엄 교수는 "특히 60개월 미만의 아이들은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그 중에서도 24개월 미만 아이들은 입원이나 사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최대한 하도록 권고된다"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대상인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는 내년 4월 30일까지 무료로 인플루엔자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위탁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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