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블랙웰 확보로 자율주행 개발 박차
알고리즘 훈련역량 테슬라 이어 2위 올라설 듯
2026년 차세대 자율주행 SDV 콘셉트카 공개
단순 보조 넘어선 완전 자율주행 구현에 근접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세대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스마트 모빌리티 혁신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블랙웰(Blackwell)' 기반의 AI 팩토리 도입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AI 팩토리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학습해 정교한 모델을 구축하는 통합 관리 시스템이다. 단순 저장소를 넘어 주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함으로써 자율주행 기술의 정밀도를 높이는 'AI 엔진룸'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이동 데이터 학습 능력이 대폭 향상되며, 자율주행 알고리즘 훈련 역량은 테슬라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반도체 조달을 넘어,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체제로 전환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을 완전 편입하며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축하고, 차량 소프트웨어를 무선 업데이트(OTA)로 지속 개선하는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개발자 포럼 '플레오스(Pleos)'를 통해 SDV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차량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통합 개발 체계를 강화하고,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내년에는 차세대 자율주행 SDV 콘셉트카를 선보이고 2028년 상용 모델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단순 운전 보조 수준을 넘어선 완전 자율주행(Level 4~5) 구현에 근접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의 이번 협력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양적 확장'에서 '질적 고도화' 단계로 전환할 것으로 본다.
AI 팩토리를 통한 피지컬 AI 실현으로 복잡한 교통 상황과 지역별 주행 특성을 반영한 정밀 자율주행 알고리즘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팩토리는 단순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넘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는 전환점"이라며 "현대차그룹이 AI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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