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英외무와 통화…"잡음·간섭에 냉철한 사고 유지해야"

기사등록 2025/11/07 12:05:48 최종수정 2025/11/07 13:28:23

6일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

왕이 외교부장 "중·영 관계, 진전하지 않으면 퇴보"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 지난 7월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장관급 회의에 참석하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2025.11.07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중국 외교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안보와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한 갈등을 빚고 있는 영국 측에 양국 관계에 있어 냉철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당부했다.

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외교부는 이번 통화에 대해 '잉웨(應約·약속에 응하다)'라는 표현을 써 상대국의 요청에 따라 통화한 것임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지금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게 얽혀 있고 중·영 관계는 진전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며 "양측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호혜적이며 안정 궤도를 따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영 양국의 역사와 문화가 다르고 양측 간에 이견이 있는 것도 매우 정상적"이라면서도 "상호 존중의 원칙에 따라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 양국 관계의 안정을 견실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때때로 발생하는 잡음과 간섭에 대해서는 냉철한 사고를 유지하고 적극적이고 신중하게 처리하며 양국 관계 발전의 주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장은 또 "중국과 영국은 모두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세계 평화·안정·발전에 중요한 국제적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유엔에서 주도적 위치를 유지하면서 자유무역 원칙을 함께 지지할 것 등을 당부했다.

이에 쿠퍼 장관은 "영·중 양국은 많은 공동 이익을 갖고 있고 영국은 대(對)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며 "중국과의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안전·발전·환경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쿠퍼 장관은 또 "영·중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다자주의를 지지하는 대국"이라며 "글로벌 자유무역과 다자 체제를 수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 부장이 이날 통화에서 중·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긴박한 문제의 해결을 가속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중국 측 입장을 표명했으며 양측은 각자의 합리적 우려를 대등하게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 거론된 '긴박한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은 없었지만 그간 양국 간에 불거진 현안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영국은 지난해 노동당 집권 이후 중국과 관계 회복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올해 검찰이 간첩 활동 혐의를 받은 영국인 2명에 대한 기소를 포기하기도 했지만 이후 영국 정보기관 MI5가 중국·러시아·이란 스파이에 대한 주의를 경고하는 등 국가안보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또 중국이 런던의 금융 중심가인 왕립조폐국 부지에 신축을 추진해온 주영 중국대사관에 대한 승인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의 한 대학이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위구르족 강제 노동 문제 등 중국 인권 침해와 관련된 학내 연구를 중단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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