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대금 보증보험으로 돈 빌린 회사들…경찰, 사기 혐의 38명 송치

기사등록 2025/11/07 12:00:00 최종수정 2025/11/07 13:22:24

일반 회사 간 금전거래를 물품거래로 둔갑해

물품대금 보증하는 보험으로 대출금 보증받아

보험사기 주범 1명 구속…피해액 80억원 상당

[서울=뉴시스] 허위 납품계약을 통해 서울보증보험에 보험사기를 친 회사 대표 A씨와 B씨의 각 범행 구조도가 보이고 있다. A씨 회사는 대출회사와 직접 계약을 맺었고, B씨 회사는 신용도가 낮아 허위계약 대리 업체를 통해 대출회사와 범행을 저질렀다. (사진=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제공) 2025.11.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경찰이 서울보증보험의 한 보험상품을 이용해 편법적 대부거래를 한 혐의로 돈을 빌린 회사(차입회사) 대표들과 빌려준 회사(대출회사) 관계자 등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차입회사 대표 A(구속)씨와 B씨를 비롯한 차입회사 관계자 23명, 대출회사 관계자 10명, 대출알선 브로커 5명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제도권 대출이나 담보제공이 어려운 차입회사와 자금 여력이 있는 대출회사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3년 7월 사이 가짜로 물품 납품계약을 체결해 보증보험에 가입한 혐의를 받는다. 대출금을 '물품대금'으로 가장해 보험에 가입한 셈이다. 이는 실제 대출에서 일종의 담보 역할을 했다.

지난해 10월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번 범행이 보험상품을 사적 대출의 담보로 이용한 신종 보험사기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차입회사는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고, 대부업체가 아닌 대출회사는 원금 상환을 보장받으며 연 10~12% 이자를 받는 대부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이 악용한 '이행보증보험'은 발주처가 선급금을 지급했는데도 물품공급을 받지 못하고 선급금도 떼였을 때 반환을 보증하는 상품이다. 단 물품 등 비금융 상거래 관계를 전제로 하는 상품으로 금전 차용계약과 같은 개인 간 단순 대부거래는 보증하지 않는다.

한 회사 대표 A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이런 방법(3자 구도형)으로 4개 회사에서 67회에 걸쳐 약 110억원을 빌리면서 보험에 가입했다. A씨 회사에 돈을 빌려줬다 약 45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대출회사들은 보험금으로 이를 충당했다.

회사 신용도가 낮아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다른 회사 대표 B씨 등은 브로커를 통해 제3의 업체 15곳을 섭외(4자 구도형)하고 차용금액 10%가량 수수료를 대가로 지급했다. B씨 회사는 제3의 업체를 통해 2020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25회에 걸쳐 5개 대출회사에서 약 40억원을 빌리고, 약 35억원을 갚지 못했다.

경찰은 서울보증보험에 보험 계약을 받아들일 때 계약서 위주 검토보다 계약 실질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제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상품을 본래 목적과 달리 이용하려는 행위는 처벌된다"며 "앞으로도 신종 보험사기에 대한 수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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