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차량 국내 수입·판매 혐의
法 "미인증 수입에 따른 법 위반 인식해"
기소 8년 10개월만 선고…이날도 불출석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등의 혐의로 8년전 재판에 넘겨진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 사장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6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타머 전 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시송달로 진행된 사건으로,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선고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미인증 수입에 따른 대기환경보전법 및 소음진동관리법, 관세법 위반에 대해 피고인은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고 책임자로서 이 부분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 증거로 입증돼 유죄로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대기환경보전법 및 관세법 위반 혐의 중 문제가 된 유로 기준 배출허용 위반 자동차 수입, 변경인증 미이행 부분에 대해선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타머 전 사장의 위계로 인한 공무집행방해 부분에 대해서도 "실제로 실험 결과에 부합해 인증한 것이지, 피고인이 기망행위를 하여 인증한 것이라곤 판단되지 않아 이 부분 역시 무죄로 판단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같은 부분에 대해 (함께 기소된) 공범에 대한 확정 판결에서도 무죄로 설시된 바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선 기일에서도 재판부는 "다른 피고인들이 1심에서 실형, 2심에서 집행유예나 무죄로 끝났다"며 "(타머 전 사장의 경우) 실형이 나올 사건은 아니지 않냐"고 말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고 책임자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 (자동차를) 수입할 당시엔 인증되지 않았어도,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엔 인증을 받아 실제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4월 타머 전 사장 등의 첫 재판을 진행하려 했으나 피고인 불출석을 이유로 연기됐다. 재판부는 이에 앞서 몇 차례 소환장을 보냈으나 수취인 불명으로 송달되지 않았고, 지난 5월 공시송달을 결정했다.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소송서류를 피고인이 송달 받아야 형사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다만 소송 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송달할 내용을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공시송달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이후 재판부는 공시송달 방식으로 피고인 소환장을 여러차례 발송했으나 그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이날 역시 타머 전 사장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기소 8년 10개월만에 1심 선고가 나오게 됐다.
타머 전 총괄사장은 지난 2017년 1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의혹 관련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등 혐의로 박동훈 전 사장 등 3명 및 AVK 법인과 함께 기소됐다.
검찰은 수사 결과 AVK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배출가스가 조작된 유로5 기준 폭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대를 국내에 수입해 판매한 것으로 파악했다.
배출가스저감장치를 제어하는 자동차 엔진전자제어장치(ECU)에 시험모드를 인식하는 이중 소프트웨어를 탑재, 실내 시험을 할 때만 질소산화물(NOx) 배출기준을 만족하도록 눈속임을 했다는 것이 당시 수사 결과였다.
박 전 사장은 지난 2021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는 등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은 이미 끝났으나, 타머 전 총괄사장은 재판에 거듭 출석하지 않아 1심 재판이 지연되고 있었다.
한편,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트레버 힐(63)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 총괄사장도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7월 힐 전 사장에게 벌금 1억5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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