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간선거 '전초전'…트럼프 2기 첫 지방선거
뉴욕에선 30대 진보 맘다니 당선…첫 무슬림 시장
민주 주도 캘리포니아 선거구 재조정 주민투표 통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첫해에 치른 이번 지방선거는 내년 중간선거 가늠자이자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을 확인하는 '미니 시험대'로 평가된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는 30대 신예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가 이날 90% 개표 기준 50.4%를 득표, 41.6%를 얻은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를 제치고 차기 뉴욕시장에 당선됐다. 뉴욕 주지사를 거쳐 한때 대선 주자로까지 꼽힌 정치 거물을 무명에 가까웠던 이민자 출신 정치 신인이 꺾은 것이다.
이번 선거는 애초에 양당 싸움이 아닌 진보 진영 두 후보의 싸움이었다. 민주당 소속이던 쿠오모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맘다니 후보에게 패하자 무소속 출마한 것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맘다니 견제'를 위해 쿠오모 후보를 지지했다.
인도계 우간다인인 맘다니 후보는 유년기에 미국으로 이주, 2018년 시민권을 얻었다. 이번 승리로 최초의 무슬림, 남아시아계 뉴욕시장이 된다. 그의 승리는 미국 민주당 내 무게추가 정통 정치인 중심의 중도 노선에서 젊은 진보 노선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버지니아 주지사직을 탈환했다.
버지니아 선거에서는 95% 개표 기준 57.3% 득표로 민주당 소속 애비게일 스팬버거 후보가 당선됐다. 공화당 윈섬 얼 시어스 후보는 42.5%를 얻어 10%p 이상 뒤처졌다.
버지니아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 주였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8년 이후 대선에서 줄곧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주지사직은 2014~2018년 민주당이 잡았으나 2022년 공화당에 넘겨줬다.
스팬버거 후보는 중앙정보국(CIA) 근무를 거쳐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버지니아 7선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었다. 이번 당선으로 그는 버지니아 최초 여성 주지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공화당 지지 성향의 표도 완전히 결집하지 못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한 얼 시어스 후보를 공개 지지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야 화상 유세에서도 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주법무장관 후보로 나선 제이슨 미야레스 후보 지지를 요청하며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이다. 주법무장관 선거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CNN은 스팬버거 후보의 승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응하려는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민주당 진영 내에서 핵심 세력이 되려는 민주당 중도파에도 힘을 싣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다.
뉴저지 선거에서는 95% 개표 기준 민주당 마이키 셰릴 후보가 5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공화당 잭 치터렐리 후보는 43.4%를 얻었다.
셰릴 후보는 미 해군 조종사 출신으로 현 연방 하원의원이다. 그는 뉴저지주의 높은 생활비와 공공요금 문제 해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2018년 중간선거에서 지역구 12선 현역 의원인 공화당 로드니 프렐링하이슨을 꺾고 하원의원에 당선돼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 필 머피 주지사도 2021년 주지사 선거 때 치터렐리 후보에 3%p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셰릴은 뉴저지주 2번째 여성 주지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전 주지사가 1994~2001년 뉴저지주 주지사를 지냈다.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연방하원 선거구 재조정에 관한 주민 투표가 실시됐다.
개표가 57% 진행된 가운데 찬성 65.1%, 반대 34.9%로 조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가을 선거에서 연방 하원의원 5석을 캘리포니아주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투표는 텍사스 등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벌어지는 '게리맨더링'(특정 정파에 유리한 자의적 선거구 조정)에 대응하는 것으로,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도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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