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이어 아이폰도 구글 '제미나이' 탑재될까

기사등록 2025/11/05 06:00:00 최종수정 2025/11/05 07:28:24

삼성 갤럭시 폰, 제미나이와 '공개 협력'으로 모바일 AI 주도권 선점

'AI 지각생' 비판 받은 애플, 자체 개발 전 구글과 비공개 협력 가능성

[쿠퍼티노=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 17 프로가 공개되고 있다. 2025.09.10.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아이폰에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를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AI 비서 '시리'에 제미나이가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자사 갤럭시 스마트폰의 AI 기능을 강화한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다만 구글과 AI 동맹을 맺은 삼성전자가 대대적으로 제미나이 기능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제미나이 적용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일종의 '물밑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구글의 AI가 스마트폰 양대 기업에 모두 이식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AI 생태계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5일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AI 고도화 시리는 이르면 내년 봄 iOS 26.4 업데이트와 함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새롭게 개편된 시리를 구동하기 위해 구글 제미나이 모델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갤럭시, 구글 제미나이와 빠른 '공개 협력'으로 모바일 AI 시장 주도권 선점

그간 구글의 제미나이 모델은 삼성전자 갤럭시 폰을 통해 전세계 사용자들에게 빠르게 확산돼왔다. 반면 애플은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고수해왔으나 제대로 된 기능 구현이 늦어지며 AI 지각생이라는 우려와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애플이 독자 AI 기술 고집을 접고 구글과의 '비밀스러운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언급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구글과의 AI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하며 본격적인 AI 폰(갤럭시 S24 시리즈)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 파트너십을 통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 기반 제미나이 프로와 이미지 생성 AI 모델 이마젠 2 등을 최초로 탑재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구글 AI의 대표 기능인 '서클 투 서치' 등을 지원하기 시작한 첫 삼성전자 폰이었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중 최초로 첨단 생성형 AI 모델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게 되면서 AI 폰 시장의 선두 주자로 나섰다. 최근에는 갤럭시 워치, 버즈 등 웨어러블 기기에도 제미나이 기능을 탑재하며 AI 경험 혁신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사진=구글)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은 구글과 '물밑 협력'으로 시리 성능 개선 모색…자체 기술로 광고할 가능성도

반면 애플은 수년간 자체 AI 기술을 고수해왔으나 AI 분야에서는 갤럭시 폰은 물론 일부 중국업체 폰과 비교해도 아쉬운 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I 폰의 가장 기본 기능 중 하나인 사진 편집 등에서도 미흡한 면이 적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결국 애플이 고집을 꺾고 구글과의 협업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개선된 시리의 핵심 엔진으로 구글 제미나이 모델을 사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업계에서는 애플이 구글 제미나이와의 협업 사실을 사용자에게는 알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과의 물밑 협상으로 비용을 지불해 맞춤형 제미나이 기반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애플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버에서 구동해 시리의 성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제미나이 외에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모델에 대한 경쟁 평가도 진행했으나, 구글과의 기존 재정적 관계를 고려해 최종적으로 제미나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애플 기기의 기본 검색 옵션 유지를 위해 애플에 지불하는 비용을 조정하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상호 이득을 취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애플은 고도화된 시리를 자체 AI 기술로 광고할 것이며, 애플과 구글 양쪽 모두 AI 파트너십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가 공개적 협력을 통해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자체 기술이라는 홍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성능 개선을 위해 구글의 AI 역량을 '비밀 병기'로 활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두 구글 제미나이와 손을 잡을 경우 나타날 변화에 주목하는 양상이다.

현 시점에서는 구글 제미나이의 기술 우위와 시장 영향력이 가장 강력한 수준이지만, 애플도 독자 AI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상황이다. AI 경쟁이 가속화될수록 글로벌 빅테크 간의 전략적 제휴는 더욱 복잡하고 다층적인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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