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시 모토마치 공장 내 GR팩토리 방문
장인정신으로 섬세하고 정밀한 품질 유지
월 2000대 생산에도 "수익성 점차 개선"
테크니털 센터에는 부서진 차로 철학 표현
토요타시 중심에 자리잡은 모토마치 공장은 1959년 문을 연 아시아 최초의 승용차 전용 공장이다. 도쿄돔 34개가 들어설 수 있는 크기로, 약 9500명의 근로자가 하루 차량 550대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모토마치 공장의 GR팩토리는 이 거대한 공장 단지 안에서도 한층 더 특별한 곳이다. 토요타의 고성능 브랜드 차량이 이 GR팩토리에서 만들어진다.
◆0.1㎜ 오차도 인정 안해…최종 판단은 '사람'
2020년 완공된 GR팩토리는 모터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브랜드 GR 차량 생산을 맡는다. 직원 수는 400명 남짓, 하루 100대, 월 2000대만 생산하는 소규모 라인이지만 '대량생산 속의 장인정신'을 구현한 공장으로 평가받는다.
공장에 들어서자 기계음 대신 일정한 리듬의 금속음이 들려왔다.
대형 컨베이어 벨트 대신, 차체가 무인운반차량(AGV) 위에 실려 천천히 라인을 따라 이동했다. 천장 레일에 매달린 차체 대신, 바닥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차량들이 조용히 다음 공정으로 나아갔다.
섬세하고 정밀한 품질 관리도 GR팩토리의 상징이다. 라인 한쪽에서는 3차원 측정 로봇이 오차를 감지하고 있었다. 0.1㎜의 오차까지 감지해 설계도와 비교하고, 그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맞춤형 부품을 자동 선택한다.
그러나 '최종 판단'은 역시 사람의 몫이었다.
초음파를 이용하거나 망치로 철판을 두드리는 타종 검사로 금속의 울림을 듣는다. '팅-'하고 맑은 소리가 나면 합격, 탁한 음이면 불량이다.
레이싱 카에 준하는 성능의 GR 차량에는 일반 모델보다 스폿 용접이 더 많이 들어간다. 소형 해치백 '야리스'를 기준으로 일반 차량은 용접 포인트가 3700곳이지만, 고성능 GR야리스는 4500곳까지 늘어난다.
파워트레인을 차체에 탑재하는 순서도 독특하다. 대부분의 공장이 공정 초중반에 탑재하는 반면, GR팩토리는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차체를 파워트레인과 결합한다. 다른 공정에서의 부품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다.
검수 과정은 더 섬세하다.
완성된 차량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75㎏, 트렁크에 25㎏의 추가 실렸다. 성인 두 명이 탑승하고 연료가 가득 찬 상태를 가정한 시험이다. 이 상태로 조향각, 차체 높이, 타이어 정렬 등을 확인한다.
일반 양산 차량이 2~3대 중 한 대만 주행 테스트를 거치는 것과 달리 GR 차량은 출고 전 모든 차량이 주행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장 관계자는 "공장에서 갓 출하된 차량이라도 곧바로 트랙에서 달릴 수 있는 품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에 2000대밖에 생산하지 않으면 수익성에 문제는 없을까,
공장 관계자는 "공장 가동 초기 숙련된 직원들로만 구성됐을 땐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표준화 작업을 거치면서 생산이 효율화됐기 때문에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GR팩토리를 떠나 도착한 곳은 인근 산자락에 위치한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였다. 이곳은 토요타 차량의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시험하는 시설로 유럽의 뉘르부르크링을 본떠 만든 약 5㎞ 코스로 다양한 트랙이 조성돼 있다.
토요타는 이곳을 설계할 때부터 자연과의 공존을 목표로 했다. 야생 동물의 활동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조명을 최소화하고, 주변 숲과 초지를 그대로 남겼다. 그 결과 엔진음과 새소리가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거듭났다.
센터 2층에는 부서진 GR야리스가 전시돼 있다. 몇 년 전 '모리조'라는 이름으로 직접 테스트 주행을 하던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몰다 전복된 차량이다.
사고로 깨진 앞유리와 찌그러진 차체는 GR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오브제가 됐다. '달리고, 부서지고, 고치면서 더 좋은 차를 만든다'는 철학이 담긴 집념의 흔적이었다.
시모야마의 트랙을 빠져나오며 문득 GR팩토리에서 본 장면이 겹쳤다. 바닥 위를 따라 움직이던 차체와 정밀한 조립 과정, 굽이진 서킷을 달리던 테스트 차량이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졌다.
정밀함으로 조립된 차가 도전으로 완성되는 곳, 그것이 GR이 지향하는 세계였다.
GR은 단순히 빠른 차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닌, 기술 한계를 시험하고 장인정신을 통해 완벽을 증명하는 토요타의 주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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