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일시 휴전'했지만…"언제든 갈등 국면 회귀 가능"

기사등록 2025/10/30 18:12:47 최종수정 2025/10/30 21:38:24

"美中 모두 리스크 원치 않아"…각자 이해 따른 전략적 행보

"합의 구조적 기반 취약…단기적으로는 합의 고수 전망"

[부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30.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국 갈등의 급한 불을 껐다. 징벌·보복성 무역 조치 일부를 철회하기로 했지만, 향후 분쟁 재발 소지는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미중 정상회담 직후 에어포스원 브리핑에서 중국과 ▲희토류 공급 재개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대중국 펜타닐 징벌 관세 10% 인하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무역분쟁 발발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 결과는 이미 일정 부분 예견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말레이시아에서 먼저 만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대중국 추가 관세 유예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한때 무역 단절 수준인 상호 100% 이상의 고율 관세까지 매겼던 양국의 합의는 각자의 이해에 따른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라는 거대 수출 시장을 필요로 하고, 미국은 희토류 문제에서 당장 중국을 등지기 어렵다.

AP는 "(미국과 중국 중) 어떤 쪽도 자국의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방식으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는 리스크를 감수하길 원치 않는다"라고 했다. 세계 최대 경제 2국으로서 무한 대치로 인한 손실이 작지 않다는 의미다.

일단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비슷한 시기 한국 땅을 밟은 양 정상은 이번 합의로 각자의 체면은 챙겼다. 그러나 합의가 일시 봉합일 뿐, 향후 갈등 재점화 소지는 여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데니스 와일더 전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보는 파이낸셜뉴스(FT)에 "오늘의 회담 이후 진전이 별로 없을 경우 양측 모두 수출 통제와 관세로의 회귀를 위협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내 브리핑에서 "희토류에 관해 모든 것이 합의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상무부는 회담 결과를 발표하며 희토류라는 직접적 단어 대신 '10월9일 조치'라는 다소 우회적인 표현을 썼다.

AP는 미중 양국이 제조업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등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산업·기술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두 국가의 합의는 단기적인 안정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만 문제는 회담 의제로 등장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러시아산 원유 관련 내용도 양국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역시 합의의 취약성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밖에 틱톡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고, 중국 상무부는 "적절히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측은 방한 기간 틱톡 합의 마무리를 예고했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소속 쑤 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의 구조적 기반이 아직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양측이 합의를 고수하며 선의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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