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민주당 "'APEC 방한' 트럼프에 훈장·금관 상납"

기사등록 2025/10/30 13:00:14 최종수정 2025/10/30 17:22:24

민중민주당, 대통령실 발표한 한미 관세협상 세부내용 비판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펀드 세부안 두고 '매국' 지적

[경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 2025.10.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김예겸 인턴기자 = 민중민주당(민중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훈장과 금관을 상납했다며 자동차와 그 부품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한미무역협정은 성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차은정 민중당 반미반전특별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매국협상타결 이재명 정부 규탄 정당연설회를 열고 "3500억 달러(약 497조6650억원)의 현금을 선불로 내놓으라고 했던 그 요구를 결국엔 다 들어줘 놓고도 훈장과 금관을 갖다 바쳤다. 그러고도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생중계하는 영상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국무총리'로 명명이 됐다"고 말했다.

차 위원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연 200억 달러(약 28조4380억원)의 분할 투자가 다행이라고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00억 달러 정도면 충당할 수 있다'면서 매국 협상을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며 "10년 동안 연간 가용한 외환액을 미국에 바치기로 한 것이 어떻게 양보하지 않은 협상이며 국익을 우선한 결과인지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15%로 낮췄다고 자랑스럽게 떠들어 댔는데, 오히려 미국의 경제 전문가는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서 확보했던 최혜국 관세율 대비 2.5% 인하 혜택을 고려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면서 "25%를 15%라는 숫자로 낮췄다고 성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결국 한국 정부가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약 284조3400억원)와 조선업 투자 1500억 달러(약 213조2550억원)를 합해 3500억 달러를 내어주기로 했다며 '양보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입장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다음 주에 진행될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불확실성이 짙다며 '동맹 현대화'의 이름으로 한국이 위험한 상황을 감내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김예겸 인턴기자 = 민중민주당(민중당) 관계자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매국협상타결 이재명 정부 규탄 정당연설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훈장과 금관을 상납했다며 자동차와 그 부품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한미무역협정은 성과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2025.10.30. photo@newsis.com

차 위원장은 "한국이 국방비를 늘리고 미국산 무기를 더 많이 구입하고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주한미군이 대만에서 전쟁이 터지면 투입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한국이 감내해야 하는 데도 (한국 정부는) 안보합의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졌다고 자랑하고 있다"며 "한국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매국 협상과 굴욕 외교로 한국은 미국의 속국, 식민지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언급했다.

한명희 민중당 전 당대표는 "한미 동맹 현대화는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견제하는 데에 한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선상에 있다"라면서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 있는 정세에 위험천만한 안보 합의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의 요구대로 미국산 무기 대량 구매를 염두에 두고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인상했다"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의 농산물 추가 개방 방어 주장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전 대표는 "농산물 추가 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다고 큰소리를 치는데 검역 절차에 대한 양국의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라며 "이는 철저하게 농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더 이상 미국에 개방할 것도 없다"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검역 체계에 막혀 수입할 수 없는 신선과일 사과를 수출하려는 것이 미국의 가장 큰 요구 사항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농산물 추가 시장 개방을 막았다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부서울청사 주위를 돌면서 '매국협상 굴욕적 외교 이재명 정부 규탄한다' '희대의 매국 협상 이재명 정부 규탄한다' '우리 경제 다 죽이는 날강도 협상 거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음 달 38개 단체가 연명한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국제민중행동)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결과 보고·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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