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기대했는데 1.84명뿐…'그랜드챌린지' 실효성 의문

기사등록 2025/10/30 07:00:00 최종수정 2025/10/30 08:50:24

고용 창출 의도했지만 절반은 나홀로

수도권 편중도 심해…"사후 지원 중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년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해외 우수 스타트업 유치와 내국인 고용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시행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그랜드 챌린지)' 사업이 10년 차를 맞았다.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창업진흥원(창진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2024년 사업에 참여한 기업 449곳 중 법인 설립 당해 직원을 고용하지 않은 업체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237개사로 나타났다.

그랜드 챌린지는 외국 스타트업의 국내 정착을 돕는 인바운드 프로그램이다. 한국을 아시아 최고의 스타트업 비즈니스 허브로 육성하고자 2016년 도입됐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처음 운영을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관리 전담 기관이 창진원으로 변경됐다. 작년에는 스타트업 2곳당 영어·한국어가 가능한 한국인 인턴 1명을 지원했다.

지난해까지 그랜드 챌린지에 참가한 해외 스타트업 중 올해 8월 기준 국내 체류 기업은 34.29%로 집계됐다. 참가 기업 10개사 중 6개사는 한국을 떠난 셈이다. 설령 고용 인원이 있더라도 평균 1.84명에 불과했다.

수도권 편중 현상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업체는 대전 서구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1곳, 부산 해운대구 소재 모빌리티·전기차 업체, E커머스·교육 스타트업 각 1곳 등 총 3곳뿐이었다.

창진원 관계자는 "4대 보험 가입 명부로 고용 인원을 확인하고 있다"며 "기업 사정에 따라서 채용 상황이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국회의원. (사진=허성무 의원실 제공). 2025.10.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사업 효과 극대화를 위한 사후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인의 국내 창업도 쉽지 않고, 이들이 내국인을 채용하는 것 또한 어렵다"며 "법인화 이후 어느 지역에서, 어떤 형태로 비즈니스를 이어가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뿌리내리고 살아야 창업 의미가 있다"며 "혼자서 오는지, 가족이랑 오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고 한국 정착을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 의원은 "그랜드 챌린지의 핵심 목표가 국내 고용 증대임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충분하지 않고, 다수가 비정규직임을 감안하면 고용의 질도 좋지 않다"며 "본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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