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AI 교육 경쟁…한국은 왜 뒤처지나

기사등록 2025/10/28 06:06:00 최종수정 2025/10/28 07:14:25
[서울=뉴시스] EBS '다큐멘터리 K - AI 교육, 앞서는 국가가 미래를 주도한다'가 28일 오후 10시 45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 (사진=EBS '다큐멘터리 K - AI 교육, 앞서는 국가가 미래를 주도한다' 제공) 2025.10.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대한민국 AI(인공지능) 교육이 갖추어야 할 '교육의 조건'은 무엇일까.

28일 오후 10시 45분 방송되는 EBS 1TV '다큐멘터리 K-AI 교육, 앞서는 국가가 미래를 주도한다'에 국내 최정상 AI 전문가 3인(솔트룩스 이경일 대표, KAIST 오혜연 교수, 더밀크 손재권 대표)이 출연한다.

2025년, 글로벌 AI 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세계 대전이 시작됐다. 올해 7월 24일, 미국은 국가적 이니셔티브인 '미국 AI 액션 플랜(America's AI Action Plan)'을 공개했고, 이에 질세라 중국도 7월 26일 '인공지능 글로벌 거버넌스 행동 계획(人工智能全球治理行动计划)'을 전격 공개했다.

AI 전쟁은 유일한 승자만이 살아남는 게임이다. 생존을 위해 각국은 풀스택 AI를 기반으로 한 소버린 AI(Sovereign AI, 주권 AI) 체제를 구축하고자 한다. 즉, 반도체·데이터센터·전력이라는 하부 인프라부터 압도적인 컴퓨팅 파워, 안정적인 거버넌스, 세계 톱티어 AI 인재 양성까지 고려한, 그야말로 체계적으로 쌓인 풀스택(full stack) AI 생태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소버린 AI의 길은 요원한 셈이다.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AI 3대 강국이라는 새로운 국가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영국 토토이즈 미디어(Tortoise Media)의 글로벌 AI 국가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미국·중국·싱가포르·영국·프랑스에 이어 전체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나 기술 개발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인재 부문에서는 13위에 머무르고 있다. AI 전쟁이 장기전인 만큼 인재는 가장 중요한 국가적 전략 자산일 수밖에 없다.

2024년 미국 시카고대 폴슨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미국은 전 세계 AI 인재를 모으고 있는 글로벌 인재 허브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위 2% 이내 세계 최정상급 AI 인재 부문에서 중국은 이미 1위를 넘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 활동하는 AI 인재 분야에서도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전 세계 톱 25 AI 연구기관 랭킹에서도 칭화대, 베이징대 등 중국 대학들이 구글과 스탠퍼드대에 이어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출신의 AI 인재는 자국 내에서도, 글로벌 무대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 중국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 과정에 AI 교육을 의무화했다. 이미 2024년 전국에 AI 교육 거점 학교 184개를 지정한 중국 정부의 AI 교육 이니셔티브가 더욱 강력한 단계에 돌입한 셈이다. 초·중학생들이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을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대규모 투자 금액을 두고 대학생 AI 기술 창업자들이 대결을 펼치는 TV 프로그램도 생겼다.

AI 교육을 향한 미국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사이언스(CS) 교육 정책이 주마다 다른 미국이지만,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청소년들에게 AI 교육을 증진하라(Advancing Artificial Intelligence Education for American Youth)"라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어서 청소년 AI 교육을 지원하겠다는 수백 개 기업의 서약을 받아냈다.

미국 교사들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 내 AI 도구 사용을 거부하던 미국 교사 노조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의 2300만 달러 지원금으로 교사 연수 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마이애미주의 한 학군은 구글의 제미나이 사용을 대규모로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10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워싱턴주 모든 학교에 AI 도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전 국민의 AI 리터러시 능력을 높이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AI 기술을 선도할 세계 정상급 인재를 초등학교에서부터 키울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소버린 AI, AI 3대 강국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대한민국이 순항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AI 인재는 누구일까를 고민하고 소수의 S급 AI 인재를 선발해 특별한 교육을 시키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이 AI 교육의 기회를 얻고 새로운 세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AI 교육을 공교육 시스템 내에 안정적으로 도입하고 운영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다.

체계적인 커리큘럼, 우수한 AI 교구, 단순한 지식 전달자에서 AI 코치로 거듭날 수 있는 교사 등 대한민국의 AI 교육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결코 만만치 않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하나 있다. AI 인재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길은 교육이라는 사실이다.
[서울=뉴시스] EBS '다큐멘터리 K-AI 교육, 앞서는 국가가 미래를 주도한다'가 28일 오후 10시 45분 EBS 1TV에서 방송된다. (사진=EBS '다큐멘터리 K-AI 교육, 앞서는 국가가 미래를 주도한다' 제공) 2025.10.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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