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국가 간 관계, 무 자르듯 단정 못해…다층적"
한미 관세 APEC 타결 가능성에 "조정 필요…시간 조금 걸려"
"APEC 계기 북미 만남 가능성 낮지만…만난다면 적극 지원"
北 김정은에 "상대 만나 대화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미·중 사이 외교에 대해 "매우 중요한 미 동맹으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다소 미묘해졌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한중)는 서로 다른 이념과 정부 체제를 갖고 있지만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간의 관계는 무 자르듯이 '이 나라는 우리의 친구이고, 저 나라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이라며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첨단산업 경쟁을 두고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을 따라잡고 (경우에 따라서는 앞지르고 있다"고 하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분야가 여전히 많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전문성을 미국과도 공유하고자 한다"며 "과거 우리는 미국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기에, 미국의 제조업 재편 노력을 가능한 최대로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29일부터 1박2일 간 방한하며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기간 한미 관세 MOU가 서명까지 이뤄질 가능성은 낙관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22일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3500억 달러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지난 19일 귀국한 이후에도 이 대통령이 조정·교정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미국의 합리성을 믿는다"며 "두 나라가 합리적인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미국 내에도 비판 여론이 있다는 CNN 기자의 언급에도 이 대통령은 "우리는 동맹이고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다"며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전날 미국으로 재출국한 김용범 정책실장은 22일(현지시간) 미 러트닉 장관과 2시간여 협상을 진행한 뒤 "일부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막바지 단계는 아니고 협상이라는 건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주 APEC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지 않지만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 북미 양 정상이 전격적으로 만난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도 생각한다"며 "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청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는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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