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때 도입한 미 국방장관 사용 승인권
유럽 미군사령관에 이관 뒤 21일 첫 공격
나토 "우크라 우리의 허락 필요 없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정부가 유럽국들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의 사용 제한을 해제했으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영국이 제공한 스톰 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폭발물 및 로켓연료 공장을 타격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지난 21일 스톰 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브랸스크의 폭발물 및 로켓 연료 생산 공장을 타격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표했다. 총참모부는 이 공격이 러시아의 방공망을 뚫은 “성공적인 타격”이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러시아 본토 공격에 스톰 섀도 미사일을 사용하도록 허용하면서 가능했다.
미국은 최근 스톰 섀도 사용 승인 권한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서 알렉서스 그린케비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 겸 유럽주둔 미군 사령관에게 이관했다.
권한 이양은 이달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에 평화 협상을 압박하는 시기에 이뤄졌다.
트럼프는 당시 사거리 1600km 이상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판매할 것을 검토했으나 이후 철회했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스톰 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톰 섀도 미사일은 사거리가 290km 정도며 미국의 표적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사용 방식을 제한할 수 있다.
트럼프는 이 기사가 보도된 뒤 소셜 미디어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깊숙이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이 승인했다는 것은 가짜 뉴스다! 미국은 그 미사일이 어디에서 오든, 우크라이나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든 아무 관련이 없다!”고 썼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봄부터 우크라이나가 스톰 섀도 미사일 등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내 본토를 공격하기 앞서 미국이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스톰 섀도 미사일은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훨씬 짧으며 과거에도 러시아내 목표물 공격에 사용된 적이 있다. 전장 판도를 바꿀 정도로 위협적 무기는 아니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은 임기말 우크라이나가 스톰 섀도 미사일과 미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ATACMS) 지대지 미사일 사용을 승인했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취임한 이래 미 국방부는 미국산 미사일이나 미국의 표적 데이터를 사용하는 외국산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에 적용하는 새 절차를 마련했다.
그 절차에 따르면, 미 국방장관이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지 결정하도록 돼 있으나 최근까지 공격이 승인된 적이 없었으며 유럽사령부로 권한이 돌아간 뒤 이번에 처음 승인됐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산 드론과 소수의 자체 제작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러시아 정유시설과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해왔다.
마틴 오도넬 나토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는 이미 러시아 내부의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을 깊이 타격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입증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의 무의미한 전쟁을 뒷받침하는 시설들이다…우크라이나는 우리의 허락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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