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래지향 노력"-中 "4대 정치 문건 준수"-대만 "인태 번영 협력"
NHK 등을 종합하면 한국 외교부는 "일본의 새 내각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한일 관계의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일 양국은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 질서 속에서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인 만큼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정치, 안보, 경제, 사회문화와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며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가운데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은 중국과 함께 마주 보고 나아가 중·일 4대 정치 문건의 각 원칙을 준수하고 역사·대만 등 중대한 문제에 대한 정치적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며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수호하고 중·일 전략적 호혜 관계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중·일 4대 정치 문건은 ▲1972년 중·일 공동성명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 중·일 공동선언 ▲2008년 '전략적 호혜 관계 전면적 추진을 위한 공동성명' 등을 말한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소셜미디어에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의 확고한 친구"라면서 "양국이 인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바란다"라고 글을 올렸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일본 정치사에 획기적인 일"이라며 "말레이시아는 일본과의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중시하며 곧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일본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이후 일본의 폭넓은 지원에 깊이 감사한다. 유럽과 인도·태평양, 전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 속에서 양국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럽 여성 정상들의 축하 메시지도 잇따랐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며 "자유와 민주주의, 세계 안정이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적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일본의 첫 여성 총리로서, 당신은 역사적인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면서 "EU와 일본의 독자적인 파트너십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외신 "첫 여성·비세습…유리천장 깼지만 보수 우경화 강화 가능성"
미국 CNN은 "첫 여성 총리 탄생은 정치와 직장에서 남성이 지배하는 일본에게 매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으론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자세와 적극적인 재정 정책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는 총리 지명 투표를 생중계하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등장은 일본 정치에서 '나이 든 남성만이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며 "다수의 정치인이 세습 출신인 일본 정치권에서, 비세습 정치인으로 정상에 오른 그의 노력은 일정한 존경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다카이치 총리가 동성혼과 선택적 부부 별성(원할 경우 각자의 성(姓)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며 "젊은 여성 중 일부는 '여성 총리이지만 여성 권리를 확대할 인물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영 CCTV는 당선을 속보로 전하면서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아베 노선'의 강력한 계승자"라며 "야스쿠니 신사를 여러 차례 참배했고 외교 안보 정책에서는 보수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다카이치는 자민당 내에서 보수주의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의 경우 성별 구분보다 보수적 정체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외 투자자 "새 총리 기대감, 금융시장 긍정 반응"
해외 투자자들은 "새 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금융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기대했다고 NHK는 덧붙였다.
미국의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카이치 총리는 보수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금융 시장은 최근 등장한 전 세계 보수 지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도 그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고 했다.
호주 출신의 한 투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초의 여성 총리가 일본 경제 안정과 국제 투자를 얼마나 끌어들일지가 관건"이라며 "투자자들이 일본 리더에게 요구하는 것은 에너지 전환 시대의 리더십이다. 일본의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정책은 국제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안정적인 정책 지원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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