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접질렀는데 뚝 소리…'미세골절' 주의
"부상 직후 24~48시간 내 응급 처치 중요"
발목에서 파열음과 멍…즉시 병원 찾아야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발목 인대는 외측 인대 손상이 대부분이며, 발이 안쪽으로 꺾일 때 쉽게 파열된다. 가벼운 경우 인대가 부분적으로 늘어나며 일시적인 부종과 통증이 생기지만, 손상이 심하면 인대가 완전히 파열되거나 뼈에 미세 골절이 동반되기도 한다.
발목을 접질렸을 때 '뚝' 또는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면 단순 염좌가 아닌 미세골절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원장은 "강한 회전력으로 인대가 뼈를 잡아당기며 뼛조각이 떨어져 나가는 '박리성 골절'이 대표적"이라며 "이런 경우에는 냉찜질하고 보행을 멈춘 채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한 통증과 빠른 부기, 멍, 체중을 실을 수 없는 상태라면 응급 상황으로 판단해야 한다. 걸음을 시도하면 인대 손상이 악화하거나 뼛조각이 주변 조직을 자극해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 따라서 부상 직후 24~48시간 이내의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부종과 염증이 심해져 회복 기간이 길어진다.
이때 기본이 되는 것은 'RICE'요법이다. 'RICE'요법은 부상이나 염좌 등 급성 손상 시 초기 응급처치로 널리 사용되는 방법으로, 휴식(Rest), 얼음찜질(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의 약자를 따서 만든 치료 원칙이다.
우선 부상 부위를 움직이지 말고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안정을 취하고, 수건에 얼음을 싸서 15~20분씩 하루 여러 번 냉찜질한다. 탄력 붕대나 보호대로 살짝 감싸 부종을 줄이되 너무 세게 감으면 혈류가 막힐 수 있으므로 저리면 즉시 풀어야 한다.
이와 함께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부기와 통증을 줄여야 한다. 베개나 쿠션을 밑에 받쳐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단순 염좌의 경우 며칠 내 통증이 줄어들지만, 골절이 동반되면 통증이 길게 이어지고 제대로 딛지 못하거나 밤에 더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때는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골절, 인대 파열 정도와 연골 손상, 출혈 여부를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발목인대 부분 파열이나 미세 골절이 동반되면 보조기 착용과 물리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완전 파열 시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봉합술이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 병변 부위의 혈류를 증가시켜 손상 부위의 재생을 촉진하는 체외충격파나 자연 치유 반응을 활성화해 약해진 인대를 강화하는 프롤로 주사를 병행한다.
발목인대 파열은 단숨에 회복되지 않는다. 회복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므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재개하면 인대가 다시 늘어나거나 파열되어 재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상을 줄이기 위해선 예방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운동 전 10분 이상 발목과 종아리를 중심으로 준비운동을 하면 인대의 유연성이 높아져 부상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까치발 들기, 발목 돌리기 같은 간단한 스트레칭도 효과적이다. 고르지 않은 지면에서는 발목 보호가 충분히 되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안전하다. 무리한 운동 후에는 냉찜질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허동범 원장은 "발목에서 파열음이 나거나 멍과 부기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단순 타박상으로 여기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수록 관절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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