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박상욱 이병희 기자 =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관련한 야당의 자료 요구에 여야 신경전으로 시작했다.

야당 의원들은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동연 지사를 향해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대한 입장을 추궁하며 압박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역 현안 등에 집중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율곡홀에서 열린 국토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경남통영시고성군)의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문에 "주택시장 과열과 가격 인상 상황에서 아주 적절하고 적시에 선제적인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부동산은 갑자기 가격이 오르거나 하는 게 아니고, 플로우가 있다. 공급에는 시차가 있다. 과거부터 쭉 해왔던 것의 누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10·15 대책은 지난번 공급대책과 함께 균형잡힌 모양을 갖추고 있고, 과수요 유입이나 유동성 과도 유입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상당한 효과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이나 신혼부부의 내집 마련 여건은 더 악화됐다"는 정 의원의 지적에 김 지사는 "이번 대책이 완전하다고 볼 수 없지만 적절한 조치다. 만약 이 같은 조치 없이 집값이 오르면 청년과 서민에게 더 힘든 삶이 전개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부산 강서구)은 "이번 대책에 경기지역 12곳이 포함됐는데, 사전에 도지사와 협의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10월13일 보안 문제로 대책 발표 이틀 전에 협의해왔다"며 "이견 없다고 했다. 다만 투기과열지구 규제할 때 넓은 지역에서 시군 읍면동으로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반영되진 않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2022년도에 지사가 경제유튜브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시절, 부동산 대책을 논의할 때 대통령과 대화 중 크게 싸웠다', '부동산은 오케스트라처럼 공급 규제 지역균형발전까지 전체 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며 "하루 만에 12곳 규제하는 걸 보안 문제로 하루 만에 하나? 규제하는데 하루 만에 의견 없음? 이거 경기도민 알면 난리나지 않을까요. '당시 핵심 인사에게 미쳤냐',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고…'라고 2022년 유튜브 출연해서 한 말이다. 지금 하는 말과 앞뒤 안 맞는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나름대로 경기도의 부동산 상황 예의주시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지방세 관련해서라도 보고 있다. 알다시피 세수 50% 취득세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해 나올 것을 생각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과 대책은 섬세한 오케스트라 같다'는 여러가지 다 봐야 한다는 이런 취지다. 이재명 정부 5개월이다. 긴급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서 협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 정부 들어서 3번째인데, 공급대책은 이미 발표했다. 지방정부에서도 저희가 의견을 냈고 사전 협의를 받았다. 그런 점에서 충분히 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는 김 의원을 향해 "교묘하게 말씀하신다"고 말해 한때 소란이 빚어졌다. 김 지사는 답변 후 "사과 말씀드린다. 취소하겠다"고 해 일단락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성남시분당구을)은 "이 정부는 내집마련 사다리를 불사르고 월세를 강요한다. 집 있으면 세금으로 때려잡고 없으면 집값으로 때려잡는다. 국민 권리 철저히 짓밟는다"며 "위헌적 조치에 왜 동조하나. 억울한 경기도민 위해서 목소리 내야 하는 것 아닌가. 2022년 김동연과 2025년 김동연 중 누가 진짜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새물결 대선후보 때 왜 그들은 아무말 없냐고 했다. 지금 같은 거주이전 자유 침해하는 부동산 대책에 동조하면 당시 그들과 차이가 없다. 3년 전 투기지역을 해제한다고 약속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제가 만약 경제 책임지는 자리에 있어도 비슷한 대책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걸 가지고 '너는 옛날에 이런 애기하지 않았나'라고 하면 맞지 않다"며 "정치권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힘을 합쳐야 한다. 대책이 성공하게끔 보완할 일도 있겠지만, 급한 불 끄는 찔끔찔끔이 아니라 광범위한 선제적인 대책,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창원시진해구)은 "취득세 등 지방세수와 연결돼 있는 보유세 등 정부가 언급한 세제 카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김 지사는 "민감한 문제다. 부동산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정책도 절대 쓰면 안 된다는 정책은 없다고 본다"며 "잘 아시다시피 보유세 올리고 거래세, 양도세 낮추면 누가 반대하겠나. 다만 정도와 타이밍, 써야할지 문제는 좀 더 상황 보면서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언급없이 지역 현안 등에 대한 질의로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천안시갑)은 남양주시 '라돈 검출 건축물'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 개입을 촉구했다. 안태준 의원(경기 광주시을)은 경기 광주시 등 중첩 규제를 받고 있는 동부지역 주민도 합리적 보상과 규제 제외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태영 의원(수원시무)은 수도권 최대 현안인 교통문제, GTX-C노선 정상화와 경기남부광역철도의 조속한 추진 노력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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