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병사 2명 사망에 인도적 지원 중단
하마스 "휴전 준수 중, 이스라엘이 먼저 위반"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가자지구에 휴전이 발효된 지 일주일여 만에 이스라엘이 가자 전역에 걸쳐 수십 차례 공습을 가하고 인도적 지원을 일시 중단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통제 구역 내에서 군인을 사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미국 중재로 성사된 휴전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남부 가자 라파 지역에서 무장세력이 대전차 미사일과 총격으로 이스라엘군을 공격해 병사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하마스가 이날 두 차례 추가 공격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정치권 전반에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인도적 지원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성명을 통해 "공습을 마무리하고 휴전 이행 절차를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적 지원은 20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도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휴전 발효 이후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가자에서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뒤 하마스 목표물 수십 곳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휴전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라파 지역에서의 교전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으며, "가자지구 전역에서 휴전 이행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2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20개 항 평화안'이 시행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발생했다. 양측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휴전의 안정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 무장세력은 라파 지역의 '옐로라인' 즉 이스라엘군이 휴전 합의에 따라 철수한 경계선을 넘어 이스라엘 통제 구역 내 미사일과 총격을 가했다. 같은 지역에서 두 차례 추가 교전이 발생했으며, 북부 가자 베이트라히야에서도 무장세력이 옐로라인을 넘어오자 이스라엘군이 드론 공격으로 대응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최근 며칠 동안 서로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을 주고받았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군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접근해 사격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고,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탱크 포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두 가족이 사망했다"고 맞섰다.
또한 양측은 '사망한 인질 시신의 단계적 송환'을 놓고도 대치 중이다. 하마스는 지금까지 총 12구의 인질 시신을 이스라엘에 인도했지만, 나머지 16구는 여전히 가자에 남아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송환을 지연하고 있다며, 라파 국경(가자-이집트 통로) 개방을 미루고 인도적 지원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다. 라파 국경은 올해 초 마지막으로 개방됐으며, 현행 합의에 따라 가자 주민들은 이집트와 협력해 이 통로를 통해 입출국할 수 있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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