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수원FC 꺾고 K리그1 조기 우승…통산 10번째 정상
지난 시즌 '강등권 악몽' 지우고 '명가 재건' 성공
EPL 출신 포옛 감독 지휘…콤파뇨·전진우·강상윤 활약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정규라운드 마지막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수원FC에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71이 된 전북은 같은 시간 FC안양에 진 2위 김천 상무(승점 55)와의 승점 차가 16점으로 벌어져 우승이 확정됐다.
파이널라운드 5경기에서 모두 패해도 김천이 전북을 넘을 수 없다.
이로써 전북은 2021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10번째 K리그1 정상에 등극했다.
또 2018시즌 '최강희호' 전북에 이어 K리그1 사상 두 번째로 파이널 라운드 전에 우승을 확정한 팀이 됐다.
그 사이 '현대가(家) 라이벌' 울산 HD가 리그 3연패를 이뤘고, 지난 시즌에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권까지 추락했다가 겨우 잔류에 성공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절치부심한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사령탑 거스 포옛 감독을 모셔 와 체질 개선에 나섰다.
포옛 감독은 베테랑 풀백 김진수와 공격수 문선민을 서울로 보내는 대신 산마리노 리그 득점왕 출신인 이탈리아 장신 골잡이 콤파뇨를 영입해 최전방을 강화했다.
또 공격수 전진우와 송민규, 미드필더 김진규와 강상윤, 박진섭, 수비수 김태현 등을 중용해 선수단을 재편했다.
콤파뇨(13골)와 전진우(14골)는 27골을 합작해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고, 강상윤은 전북 중원의 새 엔진으로 펄펄 날았다.
시작은 불안했다. 개막전에서 김천을 2-1로 꺾었으나, 2라운드에서 광주FC와 2-2로 비긴 뒤 울산(0-1 패), 강원FC(0-1 패)에 연패를 당했다.
5라운드까지 1승 2무 2패로 부진한 전북은 11위로 추락했고, 또 다시 강등권 사투를 벌여야 했다.
흔들리던 전북이 살아난 건 승격팀 안양 원정 1-0 진땀승 이후였다.
당시 콤파뇨의 선제 결승골이 터진 뒤 사실상 전원 수비에 나섰고, 힘겹게 무승에서 탈출했다.
한때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불리던 전북과는 어울리지 않은 경기 운영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포옛 감독은 실리적인 축구로 승점을 쌓는 데 집중했다.
이후 전북은 4월을 기점으로 무패 행진을 달리기 시작했고, 우승 경쟁을 펼치던 대전하나시티즌이 스스로 미끄러지면서 7월에는 사실상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전북의 질주는 프로축구 역대 최강팀으로 꼽히는 2018시즌 '최강희호' 전북과 비견될 정도였다.
2018시즌 최강희호 전북은 K리그 역대 최다인 33경기 무패와 함께 역대 최다 승점(86점), 최소 경기 우승(33라운드)을 달성한 바 있다.
거침없던 전북의 무패는 8월24일에 가서야 깨졌다.
포항 스틸러스에 1-3으로 덜미를 잡혀 리그 무패 행진이 22경기(17승 5무)에서 제동이 걸렸다.
'포옛호'에서 되살아난 전북의 '승리 DNA'를 바탕으로 선두를 놓치지 않았고, 4년 만에 잃어버렸던 우승컵을 다시 찾는 데 성공했다.
성적이 살아나면서 전주성 흥행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지난 5월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울산의 현대가더비엔 3만1830명의 관중이 들어찼는데, 이는 창단 첫 매진 기록이었다.
정규리그 우승 탈환으로 전북은 시즌 '더블(2관왕)'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전북은 12월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민구단 광주와 코리아컵 결승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승리하면 2020시즌 이후 5년 만에 더블을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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