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무라야마 전 日총리 영면 기원…화해 정신 오래 살아 숨쉬길"

기사등록 2025/10/17 17:02:16 최종수정 2025/10/17 19:36:26

"오늘날 日 지도자들 무라야마 정신 계승 못해 안타까워"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전 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5 세계평화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통일부와 통일준비위원회, 광복 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주최로 열린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라운드테이블에서 총의를 모아 '2015 세계평화를 위한 서울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2015.10.29.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7일 고(故)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의 별세에 "고인의 평안한 영면을 기원하며 그가 보여준 역사적 용기와 화해의 정신이 한일 관계를 넘어 동북아 평화의 가치로 오래도록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1995년 일본의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하며 한일 관계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는 일본 총리로서 처음으로 과거사를 ‘침략’으로 명시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역사 인식을 공식 천명한 용기 있는 지도자였다"며 "그의 결단은 한일 양국이 불행했던 과거를 넘어, 상호 이해와 화해,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정신적 토대가 됐다"고 했다.

이어 "무라야마 담화는 단순한 정치적 선언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화해의 길을 제시한 역사적 이정표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오늘날 일본의 일부 지도자들이 무라야마 전 총리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의 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과거사 문제에 대해 퇴행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모습은 안타깝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치권이 고인의 뜻을 되새겨 역사 앞에 겸허히 서고, 무라야마 정신을 바탕으로 진정한 한일 관계 개선의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이날 규슈 오이타현 오이타시의 한 병원에서 향년 101세로 사망했다. 그는 지난 1995년 8월 15일 패전 50년 담화에서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식민 지배에 대해 사죄한 인물이다.

당시 무라야마 총리는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멀지 않은 과거의 한 시기, 국가정책을 그르치고 전쟁에의 길로 나아가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렸다"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의 여러분들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담화는 일본 정부의 공식 역사 인식의 기준점이 돼,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서도 그대로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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