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주도아래 그룹 사업 재편
조선, 건설기계, 에너지 3대 핵심사업 완성
신성장 확보…글로벌 톱티어 진입 목표
방산 10조, 건설기계 15조, 매출도 키워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HD현대그룹 오너 3세인 정기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너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한다.
출항하는 정기선호에 맞춰 그룹도 큰 변화에 시동을 건다. 정 회장은 사업 효율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조선 계열사, 건설기계 계열사를 통합하는 사업 개편을 주도할 태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정기선 회장 경영 체제 돌입과 함께 통합 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HD현대그룹은 매년 11월에 사장단 인사를 했지만 올해에는 계열사 합병을 위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인사를 발표했다.
조선계열사 중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오는 12월 통합한다.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시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또 최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
양사 통합은 중형선부터 대형선까지 아우르는 전 라인업 생산을 갖추게 되고, 방산 기술력과 건조 설비의 결합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통합 후 HD현대중공업은 북극권 개발로 수요가 커지는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양사가 보유한 다양한 실적을 바탕으로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한다.
또 친환경 신기술 선점을 통한 기술 초격차에도 속도를 낸다.
양사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결집해 기술개발에 따른 리스크는 낮추고, 시간과 비용은 줄여 친환경 규제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방침이다.
방산 부문 매출도 확대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합병을 통해 방위사업 분야의 체질을 대폭 개선하고, 2035년까지 방산 분야 연 매출 10조원 달성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 조선 사업도 통합한다. HD한국조선해양과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중간지주사 'HD현대아시아홀딩스'를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이 법인은 올해 12월 출범하며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면서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 등 해외사업 허브 역할을 맡는다.
내년 1월에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도 합병한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업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시장 요구에 더 민첩하게 대처하고, 미래 기술력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의 듀얼 브랜드 체제를 유지하고 중복 제품 라인업 정리 등 포트폴리오 최적화, 콤팩트·초대형 라인업 강화를 통해 풀라인업을 구축한다.
특히 콤팩트 전담 조직을 신설해 지난해 약 9000대 수준이던 콤팩트 장비 판매량을 2030년까지 2만2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합병법인 ‘HD건설기계’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티어 수준인 연 매출 14조8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HD현대 계열사들의 이 일련의 합병은 정 회장의 글로벌 시장 선도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 합병에 따라 HD현대는 '조선·건설기계·에너지'를 3대 핵심 사업군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완성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합 HD현대중공업과 HD건설기계의 출범을 이끈 정기선 회장은 사업 효율화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그룹 내 사업 재편을 진두지휘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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