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배출가스 조작 파문, 신뢰 붕괴
1100만대 리콜, 300억달러 벌금 충격
"디젤 시대 끝"…전동화로 전환 선언
ESG·디지털 혁신으로 기업 체질 개선
유럽 전기차 1위 올라, 수익성은 숙제
이른바 '디젤게이트' 전말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폭스바겐은 즉각 1100만대의 차량 리콜에 착수했고, 미국과 유럽에서 제기한 소송과 합의금만 300억 달러를 넘었다.
2015년 회계연도는 폭스바겐그룹 창사 이래 첫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한 해가 됐다. '클린 디젤'을 내세워 친환경 이미지를 쌓아온 폭스바겐의 신뢰는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
◆위기에서 전환으로…"디젤 시대는 끝났다"
폭스바겐은 디젤게이트를 계기로 과감한 변화를 선언했다.
2018년 취임한 헤르베르트 디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전동화·디지털화·ESG를 축으로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890억유로를 투자해 전용 전기차 플랫폼(MEB)과 배터리 셀 내재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디스 CEO는 "2025년까지 테슬라를 넘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가 되겠다"고 공언하며 기업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다.
2019년 첫 전용 전기차 'ID.3' 출시를 시작으로 폭스바겐 전동화 시대가 본격 열렸다. 폭스바겐은 이후에도 꾸준히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계 강화에도 적극 나섰다. 그룹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해 2040년까지 전 공장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세계 2위 지켰지만 수익성은 숙제
디젤게이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폭스바겐그룹은 여전히 세계 2위 완성차 기업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 주요 브랜드 판매는 세계 최상위권이다.
전동화 실적도 우수하다. 지난해 기준 폭스바겐그룹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74만여대로, 글로벌 판매 비중이 10% 수준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테슬라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불구, 고비용 구조와 유럽 내 보조금 축소, 노사 갈등이 겹치며 경영 부담은 더 커졌다. 지난해에는 독일 공장 구조조정 논의로 노조가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도 폭스바겐은 전동화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멈추지 않는다. 올리버 블루메 현 CEO는 "우리는 신뢰를 잃었지만, 회복하고 있다. 진정한 혁신은 반성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디젤게이트는 단순히 한 기업의 추락으로 끝나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은 이 사건을 계기로 환경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BMW·메르세데스-벤츠·푸조 등 주요 완성차들도 하이브리드·전기차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위기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자동차 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을 촉발시켰다"며 "결국 10년 전 위기가 오늘날 전동화 경쟁을 낳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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