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리더십 속 승부사 기질 보유
HD현대마린솔루션 출범·성장 주도
자율운항 기업 아비커스 출범시켜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HD현대그룹 오너 3세인 정기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 체제에 본격 돌입한다.
정 회장은 2023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2년만에, 지난해 11월 수석부회장이 된 지 1년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17일 HD현대그룹은 정기선 수석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포함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정 회장은 범 현대가 오너 3세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명예이사장의 장남이다.
198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육군 특공연대 소속 중위로 군 복무를 마치고 2009년 HD현대에 입사했다.
이후 미국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거쳐, 졸업 후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에서 2년간 근무했다.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재입사한 그는 기획실 상무와 전무, HD현대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2016년에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 출범에 주도적 역할을 했고, 2021년 10월 사장에 올랐다. 이후 2년 1개월만인 2023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준비된 경영인, 신사업·전통사업 두루 거치며 경험 쌓아
정 회장은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글로벌서비스 등에서 선박 해양영업, 경영지원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조선업을 강타한 불황 현장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돌파구를 마련했고, 그룹 체질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 힘써 위기 극복에 앞장섰다는 평이다.
불황 당시 정 회장은 어떤 위기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 사업을 바라보는 시야도 한층 넓게 확장했다.
지난 2021년 HD현대인프라코어(구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역시 건설기계 부문을 그룹 핵심사업으로 삼겠다는 정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
이를 통해 HD현대는 조선·건설기계·에너지를 3대 핵심 사업군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2024년 HD현대마린엔진(구 STX중공업) 인수, 2025년 HD현대비나(가칭, 구 두산에너빌리티 베트남) 인수 역시 정 회장이 나서 합병 전 과정을 챙기며 진두지휘했다.
현재 HD현대마린엔진은 조선업 호황과 맞물려 HD현대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맡고 있다.
통합 HD현대중공업과 HD건설기계의 출범도 정 회장의 사업 효율화,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재편 연장선에 있다. 이를 통해 마스가 프로젝트 대응은 물론 방산 사업 확대 및 신규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이제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 대표도 겸임 예정이다.
◆온화한 리더십의 승부사…현대마린솔루션·아비커스 출범 주도
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도 미담이 꾸준히 나올 정도로 온화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는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는 평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이 대표적이다. 수년째 계속되는 불황에도 불구, 정 회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지난 2016년 건조된 선박의 사후 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꿰뚫고, HD현대마린솔루션 출범에 확신을 가졌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직접 대표이사직을 맡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 기반을 다지는데도 공을 들였다.
2018년 당시 권오갑 명예회장은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해 "정 회장이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만든 회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 HD현대마린솔루션은 AM 솔루션 사업을 기반으로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 등 4개의 핵심 사업군을 갖춘, 선박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유일 한 회사다.
설립 당시 2403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조7455억원을 기록, 7년 만에 7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가증권 시장에 안착하며, HD현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 기업 아비커스 역시 정 회장이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그룹의 미래를 이끌 신기술로 주목해 출범시킨 회사다.
정 회장은 전통적인 선박 건조만으로는 미래가 담보되지 않는다고 판단, 해양 모빌리티 기반의 신사업 발굴을 적극 추진했다.
아비커스는 전 세계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자체 개발한 자율운항 솔루션으로 세계 최초 대형선박의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이로부터 두 달 뒤 세계 최초로 선원이 승선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를 통해 선박 운항이 가능한 'IMO 선박 자율운항 기준' 2단계 솔루션 상용화에 성공하는 쾌거를 보였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12월 에이치라인해운과 최대 30척에 자율운항 솔루션을 적용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7월에는 현대글로비스와 자동차운반선 7척에 자율운항 시스템 도입 계약을 맺으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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