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0.86% 떨어진 1억6627만원
이더리움·리플·솔라나 동반 하락
풋옵션 거래량 급증…"명확한 약세 신호"
"비트코인 매도세…일부 투자자 움직임" 반박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약세가 길어지면서 1억6600만원대까지 밀렸다. 미중 무역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매도 압력이 증가한 탓이다.
17일 오전 9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86% 떨어진 1억66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는 11만달러대를 반납했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는 전 거래일 대비 1.69% 하락한 10만8651달러에 거래됐다.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은 600만원대를 반납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전일 대비 1.49% 떨어진 599만원에, 코인마켓캡에서는 1.63% 밀린 3917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약세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리플(-3.23%)과 솔라나(-4.41%), 도지코인(-3.45%) 등도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7%대를 이어갔다. 김치프리미엄이 플러스(+)인 상황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경우를 일컫는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3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7.97%다.
시장은 최근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유동성 저하로 조정을 겪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날 "금과 은 등 안전자산 가격은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지난주 폭락은 시장 내 과도한 레버리지가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하방압력은 금융 시스템의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옵션 시장에서는 하락 베팅이 급증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옵션 시장의 델타 스큐(delta skew) 지표는 10%를 돌파했다. 통상 이 지표가 10% 이상 치솟으면 트레이더들이 풋옵션(매도 옵션)에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명확한 약세 신호로도 간주된다.
다만 최근 하방 압력이 일부 투자자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티모시 미시르 BRN 리서치 책임자는 16일(현지시간) 더블록을 통해 "비트코인이 매도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이는 일부 투자자에 국한된 움직임"이라며 "대형 투자자(고래)가 포지션을 축소하고 풋옵션 수요가 급증했지만 옵션 전체 거래 중 콜옵션 수요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트코인 1~10만개를 보유한 고래들은 최근 들어 비트코인 1만7500개를 매도했지만, 올 들어 31만8000개를 매집하며 순매수 상태를 유지 중"이라며 "따라서 이는 시장 전체의 패닉이라기보다는 일부 투자자의 이탈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2점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28·공포)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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