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셧다운 15일째…항공기 지연·결항 확산

기사등록 2025/10/16 14:52:29 최종수정 2025/10/16 16:46:23

관제사 무급 근무…상당수 출근 거부 및 병가로 결근

"정부 셧다운 장기화 땐 사고 우려"


[시카고=AP/뉴시스] 미국 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이 3주째 이어지며 항공업계가 항공편 취소와 운항 지연 등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고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미 시카고의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미국교통안전국(TSA) 직원들이 무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모습. 2025.10.16.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이 15일째 이어지며 항공업계가 항공편 취소와 운항 지연 등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고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달 1일 셧다운으로 연방정부의 예산 집행이 멈추면서, 항공교통관제사(ATC)들이 '필수 인력'으로 지정돼 급여 없이 근무하는 실정이다. 이중 상당수가 출근을 거부하거나 병가를 내면서 이미 인력난에 시달리던 시스템이 한계에 직면했다.

숀 더피 미국 교통장관은 지난주 "항공관제 인력의 약 10%가 결근하거나 근무를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주요 공항에서 지연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CEO(최고경영자)는 "일부 공항에서 심각한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 내 제휴 항공사들의 환승편 지연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셧다운으로 보잉 787 기종의 새 좌석 인증 절차가 중단돼 신형 항공기 도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네시주 내슈빌 공항을 비롯한 여러 공항에서 인력 부족으로 운항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인력이 최대 50%까지 줄어 항공편이 회항하거나 대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미 항공교통관제사노조(NATCA)는 회원들에게 "셧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근무를 지속해 달라"며 "우리 조합이나 직업의 명예를 훼손할 행동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빌리 놀런 전 연방항공청(FAA) 청장은 "셧다운이 발생할 때마다 항공 부문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델타항공은 미국 주요 항공사 중 처음으로 연간 실적을 발표하며 "초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셧다운이 장기화되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 CEO는 FT)는 "다음 주를 넘기면 영향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 시스템은 이미 관제사 부족 사태로 운항 지연과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진 상태다. 심각한 인력난은 예산 삭감과 신규 인력 유입 실패로 인한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항공사들은 오랫동안 관제 시스템의 현대화를 요구해왔지만, 알턴에비에이션컨설팅의 존 모우리 대표는 "미국의 항공관제 현대화는 수년간 논의만 되어왔을 뿐, 실제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왔다"고 비판했다.

항공 안전 전문 변호사들은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항송사들이 막대한 비용 손실을 떠안게 되고, 사고 위험 또한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8년 35일간 이어진 연방정부의 셧다운 당시에도, 항공 운항이 마비되고 항공사들은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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