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 벌어도 집 샀다"…2분기 가계 여윳돈 증가분 51조로 '반토막'

기사등록 2025/10/16 12:00:00 최종수정 2025/10/16 14:20:24

2분기 가계 순자금 운용 92.9→51.3조원

소득 감소에도 아파트 투자 확대 영향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9.7%…8분기 만에 상승

기업은 불확실성에 순자금 조달 크게 줄여

일반정부 순조달도 2.7조로 축소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5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성동구와 광진구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정부가 6·27 대출 규제과 9·7공급대책에 이어 발표한 추가 대책은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3구·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25개 구 전역과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총 27곳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지역'으로 묶고 금융규제까지 강화하는 내용이다. 2025.10.15. ks@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올해 2분기 가계의 여유자금 증가분이 5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반토막 났다. 가계들이 소득 감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다. 기업들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자금 조달을 크게 줄였고, 정부도 지출 감소에 순자금 조달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비금융법인, 일반정부 등을 합한 국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41조5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5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순자금 운용은 경제 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가계의 경우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주식 등으로 굴린 돈을 나타내는 자금 운용액에서 차입금 등 빌린 돈을 뜻하는 자금조달액을 뺀 수치다.

◆"빚내서 아파트 샀다"…가계 여윳돈 증가분 92.9→51.3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2분기 순자금 운용은 직전분기(92조9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5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37조3000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계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아파트 등 실물자산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다.

자금조달은 주택담보대출(+14조9000억원), 기타대출(+8조2000억원)이 모두 증가하면서 금융기관 차입금을 중심으로 8조2000억원에서 25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자금운용은 금융기관 예치금,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등을 중심으로 76조9000억원으로 100조 아래로 내려왔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가계소득 증가율은 올해 1분기 2.6%에서 2분기에는 -5.4%로 하락 전환했다. 이런 가운에 아파트 분양물량은 1분기 2만3000가구에서 2분기에는 4만7000가구로 확대됐고, 개인 아파트 순취득은 7800호에서 9200호로 늘었다.

이 결과 명목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7%로 1분기(89.4%)보다 0.3%포인트 늘며 8분기 만에 상승했다.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3년  2분기 94.1%에서 3분기 94.0%, 4분기 93.0%를 보이다 지난해 1분기 91.3%, 2분기 90.4%, 3분기 90.2%, 4분기 89.6%를 기록했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에는 상여금 효과가 있었지만  2분기에는 사라졌고, 아파트 구입이 늘면서 여유 자금이 줄었디"면서 "1분기에는 저축을 많이 한 반면 2분기에는 상여금이 줄고 지출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에는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2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6·27 대책이나 스트레스DSR 3단계 시행 등에 관리 되며 가계부채 증가폭이 관리됐다"면서 "다만 10·15 대책은 최근 나와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불확실성에 순조달 축소…정부는 지출 감소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분기 18조7000억원에서 2분기에는 3조5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 등 경제 여건 확에 따른 투자 둔화 등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자금 조달은 주식 발행 등 직접금융을 통한 조달이 증가했지만, 상거래신용이 줄며 44조1000억원에서 29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자금운용은 금융기관 예치금과 채권 투자가 증가로 전환되며 25조3000억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정부의 순조달 규모는 직전분기 40조20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정부 수입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지출이 크게 감소한 결과다.

자금 조달은 국채 발행 감소와 차입금 상환 등으로 84조8000억원에서 40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자금운용은 금융기관 예치금이 감소와 정부융자 증가세가 둔화에 44조6000억원에서 38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국외부문 순자금조달 규모는 41조5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5000억원)보다 확대됐다.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 등의 영향이다. 자금 조달은 거주자의 기타대외채권 및 해외 채권투자 증가에 확대됐고, 자금운용은 비거주자의 국내 채권투자가 늘면서 확대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은 579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말보다  223조3000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2404조9000억원으로 27조 증가했다. 순금융자산은 3392조4000억원으로 196조3000억원 늘었다. 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41배로 전분기말(2.34배)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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