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원 준다더니"…캄보디아서 납치된 여성들, 유흥업소 끌려갔다

기사등록 2025/10/16 14:54:03 최종수정 2025/10/16 18:08:02
[뉴시스] 대출 브로커를 따라 캄보디아에 갔다가 납치, 감금당한 여성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은 현지 경찰서에 구금된 여성들의 모습. (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하다임 인턴 기자 = '고수익 알바'를 미끼로 한 대출 브로커를 따라 캄보디아로 향했던 30대 여성 두 명이 납치와 폭행 끝에 가까스로 탈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사람은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조직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30대 여성 2명은 "계좌 이체를 도와주면 돈 1300만원을 챙겨주겠다"는 대출 브로커의 말을 믿고 캄보디아로 떠났다. 하지만 현지 공항에 도착하자 브로커는 이들을 정체불명의 남성 두 명에게 넘긴 뒤 사라졌다.

피해자들은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시아누크빌 호텔에 감금됐다가 사흘 후 범죄단지 '웬치'로 넘겨졌다. 이후 탈출 시도가 적발되자 두 사람은 강제로 헤어져야 했다.

A씨는 프놈펜으로 끌려가 잔혹한 폭행을 당했다. A씨는 "목을 조르고 온몸에 구타당하고, 머리채 잡히고, 책상 위에 머리를 찧었다"며 "내가 뾰족한 걸로 목을 찌르려고 하는 순간 손을 꺾고 난리를 치더라. 하얀 티셔츠에 피가 묻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현지 경찰이 출동했지만, 조직은 A씨에게 오히려 경찰 무마 비용과 시체 처리비 3000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 죽지도 않은 A씨의 시체를 처리하는 값을 내야 한다며 황당한 요구를 한 것이다.

A씨와 떨어진 B씨는 유흥업소에 끌려갔다. B씨는 "옆에 앉아만 있으라고 하더니 갑자기 '그 사람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니 2차를 나가라'고 했다"며 강제로 일을 해야 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두 사람은 감금 13일 만에 한국에 있는 지인의 신고로 구조됐다. 그러나 서류 처리 지연으로 현지 경찰서에서 한 달 넘게 구금됐고, 그 과정에서 경찰들에게 성추행까지 당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경찰들이 가슴이나 엉덩이를 그냥 만졌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열흘 전 귀국했지만, 조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조직은 A씨의 딸 사진, 납치 당시 강제로 마약을 투여한 영상을 온라인에 퍼뜨리며 돈을 요구했다. 대출 브로커가 이미 죽었다며 "다음은 네 차례"라는 살해 협박도 했다.

B씨 역시 "보복당하는 게 제일 무섭다. 또 납치될 수도 있고 사람도 못 믿겠다"며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합동대응팀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납치·감금 사태 대응을 위해 16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만나 관련 대책을 논의한다. 대응팀 단장인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은 "캄보디아 외교부, 내무부 그리고 온라인스캠 대응위의 고위급을 전부 다 접촉해서 저희와 정보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들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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