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박성재 구속영장 기각에 "납득 어려워"…재청구 방침

기사등록 2025/10/15 11:45:24

증거인멸 우려·위법성 인식 다시 판단

법원 "위법성 인식 경위 등 다툴 여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10.1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서진 고재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내란 특검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재청구할 뜻을 밝혔다.

박지영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특검보는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법원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법무부 장관의 지위나 헌법적 책무,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이 기각 사유로 '피의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피의자가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피의자가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 존부나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수긍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박 특검보는 박 전 장관이 객관적 조치를 취할 당시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은 다툼의 여지가 없었다며 그의 위법성 인식이 "공방의 필요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법성의 인식과 관련하여 다툴 여지가 있다는 기각 사유는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특검은 신속히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영장을 재청구하면서 증거인멸의 우려를 재판부에 다시 주장할 계획이다. 특히 '위법성의 인식', '위법성 존부' 다툼 여부에 대해선 다른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박 전 장관이 계엄 당시 대통령 집무실에서 상당한 시간 윤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등 비상계엄 선포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보고 있다. 위법성을 인식했다라고 볼 만한 행위들을 법원에 증거로도 제출했단 입장이다.

박 전 장관에 대한 추가소환과 범죄사실 등 보강수사 여부는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은 지난 9일 박 전 장관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30분 열린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팀 호출'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또 교정본부에는 구치소 수용 여력 점검과 공간 확보 방안 검토 등을 요청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해당 회의를 위해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종합청사로 이동하며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임세진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등과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구속 심사에서 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생하면서 박 전 장관이 계엄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 전 장관은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고, 문건 내용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0시10분부터 오후 2시50까지 4시간40분 동안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15일 오전 1시35분께 "구속의 상당성이나 도주·증거인멸의 염려에 대하여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피의자가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피의자가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 존부나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충분한 공방을 통해 가려질 필요가 있다"며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이나 피의자 출석의 경과 등을 고려하면, 도주·증거인멸의 염려보다는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앞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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