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봐도 똑같은데요"…국감장 달군 '중기 기술탈취'

기사등록 2025/10/14 16:02:27 최종수정 2025/10/14 18:56:25

산자중기위 중기부 국정감사 개최

기술탈취 막을 강력한 대책 요구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1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좌측에 있는 것은 중소기업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우측은 중견기업 대형 유통사인 다이소 제품인데 아무리 봐도 똑같습니다. 기술탈취라고 하기보다는 '양심탈취'에 가깝습니다."(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재 세븐브로이는 기술탈취로 인해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자회사는 이미 파산과 법정관리 상태입니다. 작은 기업들은 견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

'기술탈취 대책 마련'이 14일 열린 국회산업자원통상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의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국정감사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중소기업 제품과 다이소 제품을 비교하는 판넬을 가지고 나온 허 의원은 "중소기업에서 정말 고생해서 만들어서 5000원에 팔았는데 다이소는 1000원에 판다. 어떨 것 같냐"며 "K뷰티를 견인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망할 때 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이런 식으로 만든 제품이 한 두 가지냐"고 반문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뷰티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카피하는 것이 심각하다"며 "해당 업체에 기술분쟁조정제도를 알려주고 법률 자문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챙겨 보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김기호 아성다이소 대표는 이날 산자위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서 의원은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 간 '곰표밀맥주 분쟁'을 언급했다. 그는 "1년 전 이 자리에 대한제분 측 송인석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참석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국정감사 이후 행보는 약속과 거리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곰표밀맥주 분쟁은 대한제분과 곰표밀맥주 제작을 협업한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간 법정 다툼으로, 현재 세븐브로이가 중기부에 기술분쟁조정을 신청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서 의원은 "(대한제분은) 공인회계법인의 손해 검증 결과에 맞춰 보상하겠다고 합의했는데 68억원의 피해가 확인되니까 배상 불가 통보를 했다. 한술 더 떠서 피해 기업인 세븐브로이 상대로 명예훼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며 "언론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제분의 실질적 오너인 이건영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뚜렷한 이유 없이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어 "기술분쟁조정성립률이 22% 밖에 안 되고 절반 이상은 조정안이 제시돼도 불성립되는 상황"이라며 ▲조정 불응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사업 제한 ▲조정 불성립시 결과 공표 의무 부과 ▲조정안에 준사법적 효력 부여를 기술분쟁조정제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중기부는 매번 똑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다"며 "중기부에 신고된 행정조사 109건 중 이뤄진 현장조사는 30건, 조정 중재 성립은 14건에 불과하다. 기술보호정책보험 가입률도 10% 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중기부 기술탈취 담당 공무원 3명이 전국 문제를 감당할 수 있겠냐. 중소기업이 기술탈취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어 강력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간담회에서 업계 의견 들으면서 중기부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된다고 생각한다"며 "제안한 부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unduc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