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탑재 미사일 쏘면 러 어떡하겠나"
러 '토마호크 지원시 미국 참전' 주장
트럼프 "토마호크는 러와 논의" 언급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토마호크 미사일 우크라이나 지원' 검토에 핵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선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현지 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토마호크 문제는 극도로 우려되는 사안"이라며 "모든 측면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매우 극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상해보라. 장거리미사일이 발사돼 날아가고 있고, 우리가 그것이 핵무기일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러시아연방은 어떻게 해야 하겠나"라고 물으며 "외국 전문가들은 이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마호크는 우크라이나에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타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2500㎞의 장거리 순항유도미사일로, 초기 버전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 점을 강조하며 토마호크 사용을 러시아에 대한 핵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특히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이 사실상 미국의 참전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마호크는 미사일 구축함이나 전략폭격기를 통해 발사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군에는 이 같은 첨단 무기체계가 없기 때문에 미군이 불가피하게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본회의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미군 개입 없이 토마호크를 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토마호크 지원은) 러-미 관계를 완전히, 질적으로 새로운 수준으로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가두마(하원) 국방위원장은 더 나아가 "토마호크 발사를 돕는 미군은 러시아군 표적이 될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문제에 관해 러시아 측과 직접 협의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이집트로 출발하는 대통령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토마호크에 대해 러시아와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도 그렇게 말했다"며 "토마호크는 새로운 형태의 공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토마호크 지원 결정 전에 푸틴 대통령과 논의하겠다는 것인가' 질문이 나오자 이를 부인하지 않고 "토마호크는 엄청난, 아주 공격적인 무기이며 러시아는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나는 '이 전쟁이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나는 그들(우크라이나)에게 토마호크 미사일들을 보낼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토마호크 지원을)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금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종전 압박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지원할 준비를 마쳤으나 푸틴 대통령과 먼저 대화할 계획"이라며 "(최종 결정 전에) 크렘린과 먼저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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