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푸른 잔디 위에 벽이 피었다.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들어서면 꽃과 나무 사이로 아치형 구조물이 길게 이어진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전 '휴머나이즈 월(Humanise Wall)'이다.
'휴머나이즈 월'의 거대한 아치형 길을 따라 걸어가면 또 다른 주제전 '일상의 벽(Walls of Public Life)'이 모습을 드러낸다.
건축가·디자이너·장인 등 24개 팀이 선보이는 ‘24개의 벽(2.4m×4.8m)’은 각기 다른 재료와 질감을 통해 건축이 인간의 감정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탐구한다.
벽 사이를 거닐면 즐거움·따뜻함·호기심 같은 감각의 파장이 몸을 통과한다. 독창적인 외벽 디자인은 포토존으로도 인기를 끌며, 가을 데이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보는 전시’를 넘어 ‘참여하는 축제’로 진화했다.
‘감정으로 디자인하기’ 워크숍, 시민의 감정을 기록하는 ‘감정의 벽’, 그리고 도심 속 DJ파티 ‘아키비츠(ARCHI BEATS)’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아이에게는 살아 있는 건축 교실이, 연인에게는 도심 속 낭만 산책이, 친구에게는 감각을 나누는 놀이터가 된다.
토마스 헤더윅 스튜디오와 아키클래스가 기획한 어린이 프로그램 ‘감정으로 디자인하기’는 도심 속 예술 체험으로 호평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스탬프 이벤트’도 열려, 세 가지 프로그램을 모두 체험하면 기념 뱃지를 받을 수 있다.
연인이라면 조각보 모티브의 '휴머나이즈 월'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일상의 벽'을 함께 산책한 뒤 광화문 일대의 연계 전시로 하루를 이어갈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잔디와 벽, 음악과 감정이 어우러진 건축 축제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비엔날레 기간은 11월 1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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