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알마, 라슬로 작품 국내 번역 출간
안지미 대표, 영화 '사탄탱고' 보고 출간 결심
역대 출간작 노벨문학상 에디션 출판 계획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László Krasznahorkai·71)가 9일 2025년 노벨문학상 영예를 안았다. 라슬로의 작품은 국내에 '사탄탱고' 등 총 6권이 번역 출간됐는데, 모두 출판사 알마가 맡았다. 알마는 이번 라슬로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맞춰 특별판을 출간, 국내 독자들에 라슬로의 작품 세계를 소개할 계획이다. 라슬로의 또다른 작품 '헤르쉬트 07769'도 번역 출간한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라슬로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 예술의 힘을 재확인한 라슬로의 작품은 강렬하고 선구적이다"라고 밝혔다.
라슬로는 헝가리 현대문학 거장으로, 1985년 장편 '사탄탱고'로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사탄탱고'는 라슬로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다. 소설은 공산주의가 붕괴하던 1980년대 헝가리를 배경으로, 해체된 집단농장의 마을에 남아 가난과 불신의 늪에 빠져 무기력한 삶을 보내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았다.
라슬로의 작품은 국내에서 6편이 번역 출간됐다. 모두 출판사 알마에서 나왔다. 그의 대표작 ;사탄탱고'를 시작으로 '저항의 멜랑꼴리'(1989), '서왕모의 강림'(2008)', '라스트 울프'(2009), '세계는 계속된다'(2013)',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2016) 등이다.
안지미 알마 대표는 이날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직후 뉴시스와의 통화애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사탄탱고'를 통해 처음 라슬로 작가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라슬로의 대표작 '사탄탱고'는 1994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으며, 그는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영화는 영화감독 벨라 타르가 연출해 7시간이 넘는 대작이다. 이 외에도 라슬로는 '파멸'(1998), '베크마이스터 하모니즈'(2000), '런던에서 온 사나이'(2007), '토리노의 말'(2011)' 등의 영화에서 각본가로 참여했다.
안 대표는 "(사탄 탱고)를 봤을 때 너무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했다"며 "영화의 원작인 소설 '사탄탱고'를 출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그 이후 관심있던 작가의 작품을 한 두권 출간했더니 6권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라슬로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매년 기대했지만 (최종 선정이) 이뤄지지 않아 올해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올해 초 영화 '사탄탱고'를 특별상영을 3회 진행했는데, 모든 회차 극장이 만석이었고 관객들이 작가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뭔가 올해는 기분이 다르다'고 느꼈다"고 했다.
안 대표는 종말론적 성향을 가진 라슬로의 작품세계를 언급하며 "어떠한 줄거리를 중심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문학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모든 것이 빠르고, 파괴적인 시대에 오히려 역으로 온전한 시간과 정신, 마음을 쏟아서 읽어야만 하는 작품으로 굉장히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알마는 라슬로의 '헤르쉬트 07769'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출간된 '헤르쉬트 07769'는 우울과 불안에 휩싸여 사는 주인공 ‘플로리안’이 인류를 위협할 것 같은 과학적 발견을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안 대표는 "(번역 출간을)내년 1월 정도 생각하고 있다"며 "다른 문학보다 (라슬로의 작품은) 워낙 어려워 준비과정이 오래 걸린다. (출간 된 작품 중) 비교적 짧은 '라스트 울프'는 1년이 걸렸지만 나머지는 2년 이상 시간이 소요됐다"고 전헀다.
번역에는 구소영, 노승영, 박현주, 조원규 등 총 4명이 참여했다. 6권 모두 헝가리어 직역본이 아닌 영어 또는 독일어 번역본을 한국어로 옮긴 중역본이다.
안 대표는 "중역본으로 아쉬워하는 독자가 많아서 헝가리어 직역본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지만 아직 확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안 대표는 영화 '사탄탱고' 특별상영과 노벨문학상 에디션을 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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