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마을에 패러글라이더 폭탄 투하…최소 24명 사망”

기사등록 2025/10/09 14:51:32 최종수정 2025/10/09 14:58:23
[뉴시스] (사진=BBC) 2025.10.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미얀마 군이 한 마을을 패러글라이더로 공격해 어린이 포함 최소 24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7시15분께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서쪽으로 약 90㎞ 떨어진 사가잉 지역 중부 본토(Bon To) 마을에는 동력 패러글라이더 한 대가 등장해 폭탄 2개를 투하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포함 최소 24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가족과 구조대가 각자 시신을 수습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피해자 중에는 지역 주민, 반군 무장세력 인사 등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그 곳에선 본토 마을과 인근 마을 주민 100여 명이 마을 초등학교 부지에 모여 불교 사순절 종료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아웅산 수치 등 미얀마 군사정부에 의해 구금된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 중이었다.

폭탄 투하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지역 주민은 "패러글라이더가 접근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군중들이 흩어지기 시작했지만, (패러글라이더가)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 사람들이 아직 학교 안에 있을 때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회상했다. 현장에 있었던 군부 정권 저항단체의 일원이 패러글라이더의 존재를 파악하고, 무전기 네트워크 등을 통해 추적하며 마을에 경보를 발령했지만 늦어버린 것이다.

또 패러글라이더는 밤 11시께 공격했던 현장으로 돌아와 폭탄 2개를 추가로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때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고 한다.

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성명을 통해 "미얀마 중부에서 발생한 야간 공격과 관련한 끔찍한 보고들은 미얀마 민간인들이 얼마나 긴급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참혹한 경고"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 지역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비정부기구(NGO)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7300명 이상이 보안군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미얀마 군부는 중국·러시아제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부터 비용 절감을 위해 동력 패러글라이더 공격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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