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자 절반 하청노동자…위험의 외주화 '역대 최고'

기사등록 2025/10/09 14:11:24 최종수정 2025/10/09 14:24:23

고용노동부, 김주영 의원실에 자료 제출

건설·제조업서 사망사고 가장 많이 발생

떨어짐·부딪힘 등 '재래형 사고'가 대부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해 6월 오전 서울 중구 시청 앞에서 열린 '산재 사망 책임 회피 규탄! 서울시·공사의 사과,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조합원이 지난 9일 연신내역 전기실에서 작업 도중 감전사고로 사망한 노동자의 유품에 '죽지 않고 일 할 권리'라는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씌우고 있다. 2024.06.17. kmn@newsis.com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2명 중 1명이 하청노동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수준이다.

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2025년 2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중 하청노동자 사망자는 281명이었다. 이는 전체 사망자(589명)의 47.7%에 달한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해 노동부의 조사대상이 되는 사망사고를 의미한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부터 집계·공포되고 있다.

2022년부터 원·하청을 가리지 않고 산재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감소 추세에 있으나,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중 하청노동자 비율은 늘고 있다. 산재 사망 노동자 수는 2022년 644명에서 2023년 598명, 2024년 589명으로 줄었다. 올해 2분기까지는 287명이었다.

반면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중 하청노동자 비율은 2022년 44.1%(284명)에서 2023년 43.5%(260명)로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 47.7%(281명)까지 증가했다. 올해 2분기까지는 127명(44.3%)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 3년간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하청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22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사망한 하청노동자(952명) 중 62.5%(595명)는 건설업에 종사했다. 제조업은 22.7%(216명)이었고, 운수·창고통신업종과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이 1.8%(17명)를 차지했다.

대부분의 사고는 안전조치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재래형 사고였다. '떨어짐'은 42.1%(401명), '물체에 맞음'은 12.7%(121명), '부딪힘'은 9.9%(94명)였다. 이 외에도 화재·폭발·파열은 7.6%(72명), '끼임'은 7.1%(68명), '깔림·뒤집힘'은 6.1%(58명)였다.

김 의원은 "안전 비용과 위험을 그대로 하청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가 되풀이되면서 하청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의 안전대책이 현장에서 잘 작동되는지 살피고, 책임을 떠넘기는 하청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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