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소득층, 진료비 27% 늘었지만 본인 부담 그대로…불균형 심화

기사등록 2025/10/12 06:00:00 최종수정 2025/10/12 06:10:24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건보공단 자료 분석

10분위 진료비 22조5581억…부담률 25%

2분위 본인부담률 23.0→24.9% 2%p 상승

3분위 진료 인원 늘고 본인부담 낮아 '혜택'

"의료 이용 규모 비해 부담률 균형 안 맞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기다리고 있다. 2024.05.08. ks@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해 소득 상위 10%인 초고소득층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22조5000억원을 넘어서며 5년 만에 2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소득계층보다 진료인원은 많았으며 본인부담률(개인이 직접 내는 의료비 비율)은 크게 변동이 없었다.

반면 소득 하위계층인 2분위(소득 하위 20%)의 본인부담률은 오히려 23.0%에서 24.9%로 2%포인트(p) 가까이 상승하는 등 병원비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 소득계층에 따라 의료 이용의 불균형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험료 분위별 진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 구간인 10분위의 총진료비는 2019년 17조6995억원에서 지난해 22조5581억원으로 2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이 직접 낸 본인부담금은 4조4795원에서 5조6891억원으로 늘었으나 본인부담률은 25.3%에서 25.2%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진료를 받은 사람도 893만명에서 880만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다른 소득계층보다 많았다. 즉 고소득층은 보험료를 많이 내는 만큼 의료 서비스 이용도 많지만, 본인부담률은 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소득 최하위계층인 1분위(하위 10%)의 진료 인원은 2019년 295만명에서 321만명으로 8.9% 늘었다. 총진료비는 5조8319억원에서 9조5554억원으로 63.8% 증가했으나, 본인부담률은 24.8%에서 24.5%로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 전체 진료비는 크게 늘었지만, 본인 부담률은 비슷한 셈이다. 진료 인원도 상위 10% 절반에도 못 미치는 등 의료 이용 격차도 여전했다.

소득 하위 20%(2분위)는 전체 소득계층 중 본인부담률이 가장 크게 상승했다. 2분위 진료 인원은 2019년 308만명에서 지난해 343만명으로 11.4% 증가하는 동안 본인부담률은 23.0%에서 24.9%로 올랐다. 병원에 가는 사람이 늘었으나 여전히 적은 수준이고, 의료비 부담은 커진 것이다.

3분위(하위 30%)를 제외한 소득 중간층 부담도 심화했다.

3분위 진료 인원은 312만명에서 352만명으로 12.7% 늘고 총진료비는 4조8755억원에서 8조7306억원으로 79.1%나 증가했다. 본인부담률은 25.1%에서 22.1%로 3%p 낮아져 의료비 부담이 감소하는 등 의료 혜택이 가장 컸다.

반면 4분위(하위 40%)는 진료 인원이 소폭 줄었지만, 총진료비와 본인부담금은 각각 26.9%, 29.9% 늘었다. 본인부담률도 24.7%에서 25.3%로 0.6%p 상승했다. 5분위(소득 상위 50%)는 진료 인원이 7.0%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진료비는 19.8%, 본인부담금은 22.0% 늘었으며 본인부담률은 24.6%에서 25.1%로 올랐다.

김 의원은 "상위 10%는 보험료도 많이 내고 의료도 많이 쓰는 구조지만, 일부 중하위 구간은 의료 이용 규모에 비해 본인부담률이 높아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특정 계층의 부담 만을 줄이는 게 아니라 전체 보험 체계 내에서 형평성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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