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수완지구에 의약품 3000종 진열
"소비자 선택 폭 넓어졌다" 관심 끌며 장사진
약사 4명 복약 지도…"약물 오남용 예방 최선"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A약국.
이날 비수도권에서는 처음 문을 연 760㎡(약 230평) 규모 '창고형 약국'인 이 곳에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자동문 옆에는 대형마트를 연상케 하는 카트와 장바구니가 놓여있었다.
개업 첫 날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약국에 들어서자 마자 '우와~', '약국 맞아?' 등 예상보다 큰 규모에 놀란 듯 감탄했다.
약국 내 대형 진열대에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동물의약품 등 3000여 종 이상 다양한 제품이 가득했다.
복통·밴드·피부질환용제·의료기기 등 크게 10여 종류로 나뉜 약국은 7단 선반에 진열돼 있어 누구나 쉽게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
약사들이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손님에게 제품별 효능과 복용법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 손님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상담하며 기능성 식품을 추천 받기도 했다. 상담 도중 "같이 복용하면 안 된다"는 약사의 설명에 "그건 잘 몰랐다"며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시민들은 창고형 약국이 다양한 의약품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편리한 구매 환경을 갖췄고, 저렴한 가격에 대량 구매가 가능하다며 반색했다.
서구에서 온 김성인(37)씨는 "기존 약국과는 다르게 훨씬 다양한 약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궁금한 내용을 즉시 약사에게 편하게 물어볼 수 있었고, 증상에 맞는 약을 추천해 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유정(33·여)씨는 "창고형 약국은 다른 약국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해 찾게 됐다. 남편과 양가 부모님이 복용할 건강 기능 식품을 구매했다. 제품에 따라 가격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싼 제품 위주로 구매했다"고 했다.
약국 곳곳에선 시민들이 휴대전화 검색을 통해 구매하려는 약품의 가격을 검색해 비교하거나, 진열대에 놓인 각종 제품을 카트에 부지런히 옮겨 담기도 했다.
부모와 통화하던 한 시민은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두통과 소화 불량을 자주 느끼셔서 알약을 자주 드신다. 검색해 보니 매장이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해 많이 사가려고 한다. 기왕 온 김에 다른 약들도 살피는 중이다"고 밝혔다.
대표 약사는 "창고형 약국의 최대 장점은 한 곳에서 시민들이 필요한 제품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365일 연중 무휴 상주하는 약사 4명과 실시간 상담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시중 가격이 같거나 비슷한 제품도 있지만 10~30% 저렴한 제품도 많이 들여와 진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일반 의약품 주의사항 등이 명시된 복약지도서를 개발하고 있다. 의약품 주의사항과 전문 지식이 있어야 알 수 있는 정보 등 의약품 과다 복용과 오남용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창고형 약국 개설을 앞두고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광주시 약사회는 "창고형 약국이 초래할 의약품 오남용, 약사 직능 와해, 심각한 교통난, 지역 약국 생태계 붕괴 등이 우려된다"며 "의약품 오남용 방지 대책을 제도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조례와 법률 제정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시 약사회는 A약국이 사업자 등록 만으로 의약품을 유통한 정황이 있다며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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