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여객 526만명…역대 명절 최다
"단골손님 다 여행 가"…자영업자들 '한숨'
빚 쌓이는 자영업자들…"정책적 지원 필요"
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간(2일~12일) 전국 15개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이 526만명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하루 평균 48만명 이상이 공항을 오가는 셈으로 역대 명절 연휴 중 최대 규모다.
긴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나서는 이들이 늘자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최근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2차로 내수 진작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지갑을 열 가능성이 커서다.
외화 결제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에 따르면 지난달 15~28일 추석 연휴 직전 2주 동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엔화 충전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위안화도 충전 거래액이 120% 이상, 건수는 2.2배 이상 늘었다.
자영업자 온라인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에는 "단골손님들이 다 해외여행 간다더라", "연휴만 되면 오히려 매출이 준다", "긴 연휴는 학생이나 직장인에겐 좋지만 자영업자에겐 지옥"이라는 글이 이어졌다.
한 자영업자는 "연휴 전이라 냉동고, 냉장고를 다 채웠는데 손님이 심각하게 없다"며 "직원 다섯 명의 하루 인건비도 나오지 않을 정도의 매출"이라고 푸념했다.
정부 역시 긴 연휴가 내수 진작 효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추석 연휴 사이에 낀 10일 임시공휴일 지정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연휴에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음에도 소비 촉진 효과가 미미했던 것이 이유다.
한편 매출 부진으로 빚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국내 취약차주 자영업자 44만 명이 130조 원 규모의 빚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대출의 절반 이상(54%)은 제2금융권에서 차입으로, 연체율은 11%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자영업자의 소득 회복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채무조정과 이자부담 완화 등을 통해 이들의 채무상환능력을 제고하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새출발기금 확대 등의 대책은 자영업자의 소득 보완 및 연체 완화를 통해 이들의 채무부담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itize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