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가자지구 종전 구상에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스라엘이 거듭 강조했다.

29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및 기자회견 후 올린 영상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역사적인 방문이었다"고 평가하며 "하마스가 우릴 고립시키려 했지만, 상황을 역전시켜 우리가 그들을 고립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아랍 및 무슬림 세계를 비롯한 전 세계가 하마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주둔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마련한 조건을 수락하고, 모든 인질을 돌려보내도록 하고 있다"고 환영했다.

자신은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단호히 선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절대 아니다. 협정에 명시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우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강력 반대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 동의했다며 "이는 테러에 대한 막대한 보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과 사뭇 다르다.

백악관이 발표한 가자 종전 계획은 이스라엘군이 점진적으로 철수하고, 국제안보군에 이양하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무기한 주둔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여기에 선 긋고 있다.

무엇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권력을 이양하는 점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가자 구상에는 PA가 개혁 프로그램을 완료한 뒤 가자를 관리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PA의 개혁 의지를 경시하며 향후 가자지구 통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PA가 근본적이고 진정한 변혁을 거치지 않는 한 가자에서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PA의 '개혁'을 전제 조건으로 강조했다.

그 개혁은 근본적이고 진정성 있어야 한다며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보상 제도 중단,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가르치는 교과서 개정, 미디어를 통한 선동 중단, 국제형사재판소와 국제사법재판소에서 법적 공세 중단, 유대인 국가 인정 등을 포함한다"고 열거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이스라엘 국민은 PA가 변할 거라 믿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기적 같은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하마스도 PA도 아닌 이스라엘과 진정한 평화를 추구하는 세력이 관리하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길을 제시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구상에 명시하진 않았다. 다만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보장한다는 입장으로 파악된다.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는 이날 미국의 계획에 팔레스타인 자결권 보장이 포함되는지 묻자 "물론이다"라면서 "하지만 그들은 증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린 그들에게 성공의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한 정부에서 다른 정부로 넘겨주는 복잡한 협상이다"라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 구상이) 실현되길 원하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러리라 믿으며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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