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감독은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임 선물'을 묻는 말에 "단장님과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키움의 주축 타자이자 주전 3루수인 송성문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고 있는 가운데 설 감독은 "만약 외부 영입을 하게 되면 내야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키움과 2년, 총액 6억원에 계약한 설 감독은 "2년 내에 5강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무조건 이기는 야구를 해야한다.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중심으로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아울러 설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희생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새겨야 한다. 여러 형태의 희생이 있겠지만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단어는 '희생'"이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설종진 키움 신임 감독과의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감독이 돼서 영광으로 생각한다. 책임감이 무겁다는 것을 또다시 느꼈다."
-취임사를 통해 홍원기 전 감독을 언급했다.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고, 동기다. 키움에서 5년간 좋은 리더십을 가지고 선수들 가르친 것을 존경한다. 그래서 한 번 더 말씀드렸다."
-히어로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2008년 2월 우리 히어로즈로 창단할 때부터 팀에서 일했다. 여기 있는 코치진과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초보 감독이라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울지는 코치진과 상의해야 한다. 분석팀, 프런트와 소통하면서 팀을 이끌어가겠다."
-구단이 어떤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하나.
"선수들, 코치진 뿐 아니라 구단의 매뉴얼이나 문화를 알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신 것 같다. 후반기에 보인 뛰는 야구, 작전 야구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 후반기 같은 야구를 할 계획인가. 어떤 야구를 구사하고 싶은가.
"후반기에 보여준 야구를 하겠다.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중심으로 하겠다. 많이 뛰고, 작전 야구를 펼치고 싶다. 예를 들어 올해 후반기에 번트, 도루 시도는 많이 했는데 런앤히트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를 시도한 적이 없다.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해서다. 마무리 훈련, 스프링캠프를 통해 준비하겠다."
-키움이 유망주도 많고,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았다. 그러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취임 선물 기대는.
"그 문제는 단장님과 논의가 필요하다.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단장님과 상의해보겠다. 포지션은 내야수가 필요하다고 생각 중이다."
-선수들이 가슴에 새겨야할 단어는.
"희생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희생이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싶다."
-내년에도 외국인 선수 구성을 타자 2명으로 갈 생각이 있나.
"올 시즌 초반부터 투수진이 무너졌다. 내년 외국인 선수는 2명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 단장님과 상의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투수 2명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라울 알칸타라와 재계약 가능성은.
"50대 50으로 보고 있다. 스카우트 팀의 영상을 봤을 때 좋은 선수가 있다고 하면 그 선수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알칸타라 이상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없다면 그냥 갈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감독대행을 거쳤는데 감독으로서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이라 느꼈나.
"경기할 때 투수 교체가 가장 힘들다. 여러 야구인들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고, 판단은 감독이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판단이 맞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하지만, 실패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라고 조언하셨다."
"선수들을 아끼는 마음이다. 선수 시절의 힘든 기억 때문에 선수들을 아끼는 마음이 크다. 몸이 재산이니 몸 관리를 잘하라는 말을 많이 한다."
-기념 선물에 본인의 의지를 담은 문구인 '함께 도전 승리'를 적어넣었는데.
"코치진, 프런트가 화합하자는 뜻으로 한 것이다. 우리 팀이 최하위에 3년간 있었는데 승리를 위해 다시 한번 도전하자는 뜻으로 만들었다."
-지도자 생활을 오래 했는데 롤모델로 삼는 지도자가 있나.
"여러 감독님이 계신데 이름을 거론하기는 조금 그렇다. 현역으로 계시는 분도 있고, 현장을 떠나 계시는 분도 계신다."
-2년이 길지 않은 시간이다. 성과를 보여줘야하는데, 부담도 있을 것 같다.
"올해 투수 쪽에서 많이 무너졌다. 투수 보강하는게 우선이다. 내년 시즌 전반기 막판에 안우진이 돌아올 예정이다. 그전까지 버티면 가을야구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2년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목표는 무조건 이기는 야구를 하는 것이다. (필승조로 뛰던)김재웅이 돌아오고, 안우진도 전반기 막판 정도에는 합류할 수 있다. 이르면 내년에는 4강에 들 수 있지 않을까. 내년에 힘들더라도, 안우진이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내후년에는 4강에 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키움을 대표할만한 선수가 부임 중에 나올까.
"만들어보겠다. 마무리 훈련부터 무한 경쟁을 해서 기량이 좋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 그런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원기 전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홍원기 전 감독님과는 내가 2군 감독일 때에도 자주 연락했다. 소신있게 본인 색깔대로 해달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물러나신 뒤로는 마무리를 잘해달라고 했다. 이후 연락을 많이 하지 못했다. 연락드릴 때가 된 것 같아 전화를 드리겠다."
-미국 진출을 노리는 송성문도 변수인데.
"만약 송성문이 미국에 도전해서 간다고 하면 캠프 때부터 기존 선수들, 신인 선수들 무한 경쟁을 해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발굴해서 기용하겠다."
-히어로즈 역사 중에서 재현하고 싶은 순간이 있나.
"201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다. 당시 강정호, 유한준, 이택근, 서건창, 박병호 등이 있어서 히어로즈 창단 이후로 야수 멤버가 가장 좋았다. 감독으로서는 그런 전력이 당연히 욕심난다."
-내년에 기대할만한 선수를 꼽아준다면.
"퓨처스에서 당장 올라올 수 있는 선수는 현재 모두 1군에 있다."
-키움이 훈련량이 많지는 않은데 늘릴 생각이 있나.
"2군 감독 시절 훈련량이 많았다. 홍원기 전 감독님이 계실 때에도 마무리 훈련에서 야간 훈련을 했다고 한다. 야간 훈련 등 훈련 시간을 늘릴 생각이다."
-팬들에게 각오를 말해준다면.
"올해 최하위에 그쳤지만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내년에도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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