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중국 업체들이 로봇청소기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보안이나 사후관리(AS) 같은 고질적 문제점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품 및 브랜드 홍보는 강화하면서 정작 한국법인 직원은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어,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들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올 상반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확보했다. 이어 드리미(12.8%), 에코백스(10% 미만) 순으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만 70%에 육박한다.

반면 이들 업체들의 한국 법인 직원 수는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장 최대 점유율을 가진 로보락의 경우 2020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지만 근무 직원은 5~6명 정도다. 2022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드리미도 직원이 10명 정도이며, 에코백스 역시 한국 법인 직원은 한자릿수로 알려졌다.

판매와 수리 등 주요 업무는 유통사들이 주로 담당한다. 로보락은 국내 총판사인 팅크웨어가 AS 등을 총괄하고 있고, 드리미는 코오롱글로벌이 총판을 맡는다.

최근 이들 업체가 총판 중심 AS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제조사가 AS를 책임지는 것이 아닌 총판업체가 담당하는 만큼 소비자 만족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제품들의 보안이 취약해 이용자 사생활이 유출될 우려가 있는 것도 약점이다.

지난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시중에 유통 중인 로봇청소기 6개 제품의 보안 실태를 조사한 결과, 중국 일부 제품은 모바일앱의 인증 절차가 미흡하거나 접근 제한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에 촬영한 사진이 외부로 노출되거나, 카메라 기능이 강제로 활성화되는 등 사생활 노출 취약성이 드러났다.

특히 나르왈, 에코백스 등 2개 제품은 별도 인증 없이 사용자가 저장한 사진이나 영상을 조회할 수 있었다.

드리미 제품도 카메라 기능을 강제로 활성화해 사용자의 카메라 실시간 조회 및 사진첩 열람 기능에 접근이 가능했다.

개인정보 관리가 미흡해 사용자가 브랜드 웹사이트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면 해커가 ID 정보를 이용해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개인 정보를 별도 인증 절차 없이 조회할 수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에코백스 제품은 사용자의 사진첩에 악의적인 사진 파일을 전송할 수 있어 불특정 다수가 악성파일에 노출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앞서 로보락은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한국 사용자의 정보를 중국 기업과 공유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논란이 됐고, 에코백스는 미국에서 해킹으로 로봇청소기가 욕설을 내뱉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로봇청소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성능, 가격, 수리, 보안 등 여러 부분을 따지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방식으로는 문제점이 계속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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