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의 역습…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이 대안으로[부동산 투자의 뉴노멀]③

기사등록 2025/10/07 08:00:00 최종수정 2025/10/07 08:10:25

안전진단 기준 강화, 공사비 급등

'수직·수평 증축' 리모델링으로 가치 재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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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국내 공동주택의 절반 가까이가 20년을 넘긴 노후 아파트인 상황에서, 이들 단지의 소유자들은 '재건축'이라는 꿈과 '규제'라는 현실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은 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이에 따라, 노후 아파트의 가치를 재창조하고 주거 수명을 연장하는 리모델링이 현실적인 대안이자 새로운 트렌드로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사업성 확보의 현실적인 대안: 수직·수평 증축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골조는 유지하면서 성능을 개선하고, 필요에 따라 면적을 늘리거나 층수를 높이는 방식이다. 재건축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사업 기간이 짧으며, 가장 큰 장점은 안전진단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규제 문턱을 넘기 쉽다는 점이다.

리모델링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사업성을 확보한다. '수평 증축'은 기존 주택 면적을 늘려 공간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수직 증축'은 기존 건물 위에 1~3개 층을 추가로 올려 일반 분양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조합원의 분담금을 줄이는 핵심적인 수단이다.

수직 증축은 안전성의 문제로 까다로운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해야 하지만, 일반 분양을 통한 사업성 확보가 확실하다는 점에서 많은 단지들이 추진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이나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에서 이러한 수직·수평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가 늘고 있으며, 리모델링 아파트의 가격 방어력도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의 새로운 가치: 친환경과 주거의 질 향상
[서울=뉴시스] 래미안 넥스트 리모델링 특징.
리모델링은 단순한 수리를 넘어, 주택의 친환경성과 주거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에너지 효율 개선: 노후 아파트는 단열 성능이 낮아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리모델링 시 고성능 단열재와 시스템 창호를 전면 교체하여 에너지 성능을 신축급으로 높일 수 있다. 이는 거주자에게 직접적인 난방비 절감 효과를 제공하며, 주택의 친환경적인 가치를 높이는 요소가 된다.

주차난 해소와 커뮤니티 강화: 낡은 아파트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지상 주차장과 심각한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다. 리모델링 시 지하층을 깊게 파서 지하 주차장을 확충하고, 지상 공간을 녹지나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로 전환하여 주거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

리모델링은 이제 재건축이 좌절된 단지의 '차선책'이 아니라, 공사비 절감, 사업 기간 단축, 주거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명한 최선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이 분야의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미래 도시 건설의 주요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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