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IoT가 실시간 생체 데이터를 분석
'맞춤형 건강 관리'를 제공하는 미래 주택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병원이나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다니며 건강을 관리하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미래의 주택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합하여 거주자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
주택 자체가 가장 사적이고 안전한 '개인 전담 의사' 역할을 수행하며,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선제적 건강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주거 혁명이 시작되었다. 건설업계는 '건강'을 주택 가치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삼으며 기술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택 곳곳에 숨겨진 '헬스케어 센서'
미래 주택은 입주민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끊임없이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데이터는 집의 다양한 요소, 즉 침실, 욕실, 바닥 등에 숨겨진 첨단 센서를 통해 수집된다.
먼저, 침실은 수면 분석의 핵심 공간이다. 침대 매트리스나 침구에 내장된 비접촉식 센서가 심장 박동 수, 호흡 패턴, 수면 중 움직임 등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의 질을 진단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면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 침실의 조명 밝기, 색 온도, 실내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이는 수면 무호흡증 등 수면 관련 질환의 초기 진단에도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욕실은 중요한 생체 신호를 포착하는 공간이다. 스마트 거울은 거주자의 얼굴 혈색, 피부 상태, 홍채 변화 등을 분석하여 스트레스 수준이나 영양 불균형을 감지한다. 특히 스마트 변기는 소변의 성분을 분석해 혈당, 단백뇨 등 만성 질환이나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첨단 진단 기능을 갖추게 된다. 측정된 데이터는 개인의 건강 플랫폼으로 전송되어 의료진에게 공유되거나, 집에서 필요한 맞춤형 건강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집안 곳곳의 바닥에 설치된 압력 센서는 거주자의 보행 속도, 발의 압력 분포, 넘어짐 횟수, 신체 중심 이동 등을 파악한다. 이 데이터는 노년층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며, 치매 등 신경계 질환의 초기 징후를 감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센서들은 거주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예방 의학의 최전선으로 주택을 탈바꿈시키고 있다.
◆AI가 제공하는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수집된 방대한 건강 데이터는 AI를 통해 분석되어 초개인화된 건강 솔루션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을 아우른다.
AI는 개인의 건강 상태, 만성 질환 유무, 일일 활동량 등을 고려해 냉장고 속 식재료를 활용한 맞춤형 레시피를 제안한다. 단순히 칼로리 계산을 넘어, 혈당 관리가 필요한 거주자에게는 저탄수화물 식단을, 근육량 증가가 필요한 거주자에게는 고단백 식단을 즉각적으로 제시하는 수준이다. 거실 TV나 스마트 거울을 통해 오늘의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거주자의 심박수와 자세를 인식하여 운동 강도와 휴식 시간을 조절해준다.
이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응급 상황 자동 대응이다. 거주자에게 심각한 건강 이상 징후(예: 심정지)나 응급 상황(예: 낙상)이 감지되면, AI 시스템은 지체 없이 119 또는 지정된 보호자에게 상황을 알리고 구조 요청을 보낸다. 이는 1인 가구와 독거노인 가구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꼽히며, 미래 주택의 '생명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건강이라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니즈를 해결하는 스마트 주택은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주거 표준이 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