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약선 추정 선박 공격에…콜롬비아 대통령 "트럼프 수사해야"

기사등록 2025/09/24 17:28:15 최종수정 2025/09/24 19:32:24

카리브해 미군 공습으로 10여 명 사망

페트로 유엔 총회서 "피살자 일부는 콜롬비아인일 수도"

[유엔본부=AP/뉴시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페트로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25.09.24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미국이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 조직의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을 잇달아 격침시키면서 10여 명이 숨진 가운데,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3일(현지 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의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젊은이들이 미군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망자 가운데 일부는 콜롬비아 국적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젊은이들을 표적으로 삼으라는 명령을 내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국제사회가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달 들어 2일, 15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해역에서 선박을 격침시켰다. 미국 국방부는 해당 선박들을 마약 운반선으로 간주했으며, “작전 과정에서 최소 17명의 마약 밀매범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군사 작전을 위해 미국은 핵 추진 고속 공격 잠수함과 함께 총 8척의 군함을 현지에 배치했다. 이는 수년 만에 최대 규모의 해상 군사 작전으로, 베네수엘라 정부는 “해당 선박들은 민간 선박이며 마약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이번 미국의 군사 행보는 명백한 정권 전복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유엔 인권 전문가들 역시 이런 공습에 대해 '사법 절차 없는 처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콜롬비아와 미국은 전통적으로 마약 퇴치에 협력해온 우방이지만, 페트로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는 눈에 띄게 냉각됐다. 미국은 지난 15일 콜롬비아 등 5개국을 마약 퇴치 비협조국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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