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두 "크렘린 수억유로 쏟아 공포 확산"
28일 '친EU 대 친러' 총선…대리전 양상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러시아가 몰도바 국내에서 폭동 발발을 유도해 총선을 방해하려고 한다고 몰도바 정부가 주장했다.
폴리티코,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에서 "크렘린은 니스트루강(몰도바를 가로지르는 강) 양안과 해외에서 표를 매수하기 위해 수억 유로를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몰도바는 오는 28일 총선을 치른다.
산두 대통령은 이어 "거짓말에 도취된 사람들 수백 명이 (러시아의) 돈을 받고 무질서와 폭력을 조장하고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크렘린에 몰도바에 만들어둔 공범들은 돈만 된다면 나라를 팔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모든 시민에게 호소한다. 우리나라가 외국 이해관계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스타니슬라프 세크리에루 몰도바 국가안보보좌관도 "러시아의 몰도바 선거 개입은 단순한 허위정보 유포, 사이버 공격, 매수 수준이 아니다"라며 "모스크바는 폭력을 훈련하고 지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몰도바 경찰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250건의 대대적 단속을 실시해 '폭동 기도' 혐의를 받는 7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몰도바 조직범죄·특수사건수사부의 빅터 푸르투나 수석검사에 따르면 체포된 피의자들은 세르비아 등지에서 러시아와 관련된 범죄조직과 접촉해 폭동 등을 계획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집권 후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친EU 성향의 산두 대통령은 2030년까지 EU 가입을 완수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러시아와 갈등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28일 총선에서는 산두 대통령의 당선 전 소속당인 친EU 성향 행동연대당(PAS)과 친러시아 성향의 사회당·공산당이 맞붙는다.
유로뉴스는 "많은 사람들은 101석의 새 의회를 구성하는 이 선거를 몰도바의 EU 가입 지속 추진과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 설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EU 핵심국 독일·프랑스·폴란드 정상은 몰도바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국경일이자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 27일 몰도바를 찾아 사실상 산두 대통령의 총선 승리를 지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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