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선거 앞두고 위기 처한 밀레이 대통령에 구원 손길
트럼프와 친한 밀레이의 아르헨 "미에 전략적으로 중요"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부가 다음 달 입법 선거를 앞두고 외환위기에 처한 아르헨티나를 돕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약속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소셜 미디어에 쓴 글에서 아르헨티나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 대출하고 외화를 직접 매입하며 미 달러 표시 아르헨티나 국채를 매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부 장악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급락해왔다.
베선트는 “아르헨티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이며 미 재무부는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밀레이를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라고 부르면서 아르헨티나와 미국의 유대가 강화됨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졌다.
아르헨티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과 영향력 경쟁을 하고 리튬 등 전략 광물을 구하는 미국에게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수십 년 동안 위기에 직면해왔으며 밀레이는 2023년 말 취임 이래 정부 지출 삭감과 보조금 축소를 통한 재정 적자 감축과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최근 말레이 정부가 지방 중간선거에서 두 자릿수 차이로 패배했고 밀레이 대통령의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가 연루된 부패 스캔들이 터졌으며 공공 보건과 교육 예산 삭감 정책이 의회에 의해 세 번이나 뒤집히는 등 위기에 빠졌다.
아르헨티나는 내년 상반기 국제통화기금(IMF)에 100억 달러 가까운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 전 세계 각국이 IMF에 지고 있는 1640억 달러의 채무 가운데 아르헨티나의 채무가 35%에 달한다.
마크 소벨 전 미 재무부 당국자는 “최근 밀레이가 정치적 좌절을 잇달아 겪으면서 내년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것이 최근 페소화 급락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들이 베선트 장관의 발표에 환호하면서 이날 아르헨티나 국채 가격이 급등했다. 10년 만기 달러 표시 국채 수익률이 17%를 넘었다가 15%로 떨어진 것이다. 페소화 가격도 달러 대비 약 2% 상승했다.
알레호 체르원코 UBS 글로벌 자산관리 신흥시장 최고투자책임자는 “베선트의 발언으로 밀레이 정부가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 일부는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제공할 것인지를 두고 의문을 제기한다. 지원의 구체적 내용과 조건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베선트는 23일 자신과 트럼프가 밀레이를 만날 것으로 밝혔다.
그는 “광범위한 민간 투자 기회가 여전히 존재하며 아르헨티나가 다시 위대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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